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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 ①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국가대표는 증명하는 자리다

입력 : 2017-11-20 09:20:00 수정 : 2017-11-20 10: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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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도쿄 이혜진 기자] 잊어서는 안 될 한 가지, 국가대표는 증명하는 자리다.

야심차게 출항했던 선동열호. 냉정하게 말해 소득은 많지 않았다. 만선의 꿈을 안고 나섰지만, 현실의 벽을 차가웠다. 가시적 성과는 대만전 1승, 그리고 포수 한승택(KIA), 2루수 박민우(NC), 유격수 김하성(넥센)이 포지션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정도다. 결국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초대 우승의 기쁨은 대회전적 3승을 올린 일본의 몫이 됐다. 한국은 1승2패로 준우승에 머물렀고, 대만은 예선전에서만 2패를 당하며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기는 것이 사무라이 재팬(일본야구)이다.” 사실 일본과 한국은 처음부터 목적지가 달랐다. ‘경험’을 쌓는데 중점을 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우승’을 향해 뛰었다. 와일드카드 사용여부가 갈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 역시 와일드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불펜 필승조, 포수, 4번 타자 등 중요보직에 활용했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대회 내내 “국기를 내걸고 싸운다는 것은 승리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경험이라는 측면에선 한국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하다. 선동열 감독은 공언했던 대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5명 모두 경기에 출전시켰다. 보다 많은 선수들이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을 밟고,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기 바라는 의도였다. 이는 선동열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과도 맞닿아 있다. 2018 아시안게임, 2020 도쿄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경험은 한국야구 발전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선동열 감독이 경험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국가대표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 결국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전력 차이를 몸소 실감했다. 공·수·주에서 무엇 하나 앞서지 못했다. 물론 큰 무대에서의 경험은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경기에 나섰다는 것, 그 이상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격려가 끝난 뒤 이제는 반성의 시간이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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