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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 ② 방망이의 민낯, '타고투저' 속 불편한 진실

입력 : 2017-11-20 09:21:00 수정 : 2017-11-20 1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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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도쿄 이혜진 기자] 드러난 방망이의 민낯, ‘타고투저’라는 말이 무색했다.

선동열호가 첫 번째 항해를 마쳤다. 결과는 크게 만족스럽지 않다. 대회전적 1승2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방점을 뒀다고는 하지만, 과정 역시 썩 개운치 않았다.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타고투저의 어두운 이면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예선전 2경기와 결승전, 총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 대표팀이 뽑은 점수는 단 8점이었다. 그나마도 승부치기 득점을 제외하면 5득점에 불과했다.

대회 내내 호쾌한 공격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득점권에서는 지독하리만큼 적시타가 터져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기록한 득점권 타율은 0.056(18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1안타도 상대 수비 실책으로 인한 행운이 깃든 안타였다. 확실한 해결사가 없었다. 클린업트리오 가운데선 그나마 ‘4번 타자’ 김하성(넥센)이 타율 0.273(1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3번 타자’ 구자욱(삼성)은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극심한 타고투저를 앓고 있는 KBO리그 성향을 살펴보면 더욱 멋쩍다. 올 시즌 KBO리그 타율은 0.286,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린 이도 32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2015시즌 kt의 1군 합류로 팀당 144경기 체제가 정립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심화됐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많아진 경기 탓에 투수들의 피로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표팀에도 3할 타자는 7명이나 됐지만,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준 이는 사실상 전무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격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던 대만 역시 비슷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만은 2패를 기록,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대만이 2경기를 치르는 동안 얻은 점수는 일본전 2점이 전부다. 2년 연속 4할에 빛나는 왕보룽(라미고)도 이 기간 안타 2개를 신고하는 데 그쳤다. 타고투저라는 말은 결국 각 리그에서나 통하는 말이었던 셈이다. KBO리그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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