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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능력자들의 재능기부 릴레이

입력 : 2017-11-23 06:00:00 수정 : 2017-11-22 2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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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구의 이지은 기자] “야구 선배로서 그냥 보기가 어렵죠.”

지난 22일 한국독립야구연맹이 주관하는 공동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구의야구장, 양승호 파주 챌린저스 감독으로부터는 한 물류회사의 명함이 먼저 나왔다. 2012년 롯데 감독직을 사임한 이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고, 최근 3년간 이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지내면서 야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었다. “야구단 운영팀에서 오래 일했던 게 도움이 된다. 이제는 일이 재밌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야구판과 멀어져 평화롭게 살고 있던 양 감독은 지난해 창단된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자신의 프로 복귀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가 될까 싶어 삼가오던 양 감독이었지만, 독립야구단의 사령탑 자리는 오히려 자신의 돈을 써가면서 계속해서 맡아오고 있다. 양 감독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선수들이지 않나. 야구 하나만 보는 선수들이라 눈빛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이 다르다. 면담을 하다보면 그 절실함에 나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구의야구장을 찾은 22명의 참가자들은 각자 사연이 기구했다. 프로팀에 하위라운더로 지명됐다가 내내 육성군에 머무르던 중 방출된 선수,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인 선수들의 통역을 담당하다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도전한 선수도 있었다. 현역으로서의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실력에도 분명 구멍이 보인다. 이날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혹시 모를 부상을 대비해 경기장을 지키고 있던 담당 트레이너는 “대부분이 몸 자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 프로와 비하면 몸푸는 단계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 정신은 폄훼될 수 없다. 현재 1부 정규리그에 참여하는 연천 미라클, 서울 저니맨 파주 챌린저스는 선수들은 대부분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병행 중이다. 월마다 60~80만 원 정도의 회비를 직접 지불해가며 야구를 하고 있다.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보니 지자체도 지원에 소극적이다.

독립야구연맹 초대 총재로 취임한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 노원병당협위원장은 이날 트라이아웃이 진행되는 3시간 여 내내 자리를 지켰다. 야구장 구석구석을 직접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직접 지켜보고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할아버지께서 삼성의 골수팬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라던 이 총재는 “스포츠와 정치의 논법은 다르다. 이장석(넥센 구단주)같은 경우에도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며 운영해서 성공하지 않았나.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라며 가시밭길을 자처한 이유를 전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구의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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