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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장나라, "오래 쉬면 빨리 늙어…일할 때 편해"

입력 : 2017-12-02 11:16:05 수정 : 2017-12-02 11: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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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너같이 생긴 38살이 어딨어?”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대학생과 주부를 넘나들며 연기한 장나라가 들은 말이다. 장나라는 연예계 최고 동안으로 손꼽혀 ‘인간 방부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장나라의 실제 나이는 1981년생, 올해 나이 37살로 그가 아니면 불가능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장나라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월드와 만나 근황과 작품을 마친 소회를 털어놨다.

“촬영 초반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관리를 받았다. 보시는 분들이 애정을 갖고 봐주셔서 그런 거다.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있다. 사실은 촬영이 끝나면 집에 올 때 아무 생각이 없다. 다 두고 오는 스타일이다. 크게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성격이 맹숭맹숭한 편이다. 근데 이번에는 끝나고 마음이 많이 힘들다. 술을 잘 못해서 안 마시는데 집에서 혼자 이틀동안 맥주를 먹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모든 것이 너무 예뻤다. 눈물이 별로 없는 타입인데 이틀 내내 울었던 거 같다. 기분이 묘하다. 반짝반짝하는 걸 두고 온 느낌이랄까.”

드라마는 이혼을 결심한 부부(장나라-손호준)가 스무 살 대학 시절로 돌아가며 생기는 일들을 그린 타임슬립물(시간을 거슬러 과거 또는 미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장나라는 아이를 둔 가장도 모습을 그려야 했다. 그는 아직 미혼 상태로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터.

“나도 이렇게 못갈지 몰랐다. 비혼주의도 아니고 연애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 연애는 5년이 넘었다. 작품에 있어서는 엄마한테 많은 힌트를 얻었다. 내 캐릭터 자체가 애 엄마가 되면서 육아에 지치고 삶의 낙이 없어졌다고 할까, 그런 것들을 우리 엄마한테서 느꼈다. 서른 살 정도 될 때까지 나는 약간 가부장적인 남자의 마인드와 같았다. 나는 바깥 일하는 사람이고 엄마는 집안 일하는 사람처럼 생각했다. 그동안 엄마의 외로움에 대해 생각을 못해봤다. 엄마가 엄마지 여성일 것이란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이다. 그 때 깨달은 감정이 이번 드라마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진주도 여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섭섭해 했다. 반도(손호준)도 속 마음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긴 했다. 평소 네 명 모이는 친구들이 있다.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결혼에 모두 성공한 친구들이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움도 많이 얻었다.”

장나라는 그야말로 다재다능하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아역 연극배우로 출발해 1998년 KBS 2TV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와 ‘뉴 논스톱’을 통해 연기자로 얼굴을 알렸다. 2001년에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라는 곡을 발표하며 가수로도 명성을 떨친다. 그해 골든디스크 신인상, 서울가요대상 신인상, SBS 가요대전 신인상, MBC 10대 가수 가요제 신인상, KBS 가요대상 신인상 등 모든 신인상을 휩쓴다. 2002년에는 배우로도 명성을 각인시켰다. SBS ‘명랑소년성공기’가 41.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얻으며 모든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인기는 대륙에서도 통했다. 2005년 중국의 가수들과 경쟁해 대륙 최고 인기가수상을 받는 영광을 이루며 중국 최고의 여성 연예인에게 붙는 ‘천후’(天后)라는 칭호를 얻는다. 2006년 드라마 ‘댜오만 공주’(무례한 공주)는 중국 전역에서 방송돼 지역마다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장나라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단호히 싫다고 답했다.

“돌아가고 싶진 않다. 두 번 고생하기 싫다. 하지만 나도 생각이 약간 바뀐 것도 있다. 지나간 것은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교만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후회하고 미련을 갖을까봐 차단을 했다는 것을 느꼈다. 지나 온 것들을 보는 자세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슬럼프도 있었다. 장나라는 지난 2년 동안 ‘너를 기억해’ ‘한번 더 해피엔딩’ 등에서 이렇다 할 화제성을 일구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이번 ‘고백부부’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이번 작품이 남다른 게 내 연기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갖고 있던 아주 조그마한 자신감이 완전히 깨진 상태로 시작했다”며 마음 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갖고 있는 자신감으로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2년 정도 하다가 그 자신감이 다 떨어졌다.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거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받은 대본 중에 (‘고백부부’가) 제일 재밌었다. 드라마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방황했다. 감독님이 자기를 믿으라고 했다. 믿으라고 하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믿음을 지키는 사람은 잘 없다. 하지만 연출력을 통해서 믿음을 주셨다. 작가님도 신뢰를 해주셨고 색다르게 의미가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작품이었다. 작품을 하게 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점이 존재하기도 하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있다. 2년 동안 오류가 많았었다.”

장나라의 ‘고백부부’는 그의 대표작품을 경신했고 그는 일을 해야 편안하다는 일로써 에너지를 받는 천상 연예인이다.

“나한테 ‘고백부부’가 인생작이다. (앞으로) 많이 쉬지는 않을 거 같다. 오래 쉬면 쉴수록 빨리 늙는 편이다.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늙는다. 일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라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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