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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대표의 격투인생, '오타쿠'에서 아시아 No.1 단체 대표가 되다

입력 : 2017-12-08 15:29:56 수정 : 2017-12-08 15: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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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일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누구나 관심분야를 직업으로 삼는 걸 꿈꾼다. 즐겨야 무엇이든지 잘 되기 때문이다. ROAD FC 대표로 취임한 김대환(38)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격투기를 좋아했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돼 즐기면서 해왔고, 해설위원과 선수를 거쳐 현재는 아시아 No.1 종합격투기 단체의 대표가 됐다.

▲ 강함을 동경하던 소년, 해설위원이 되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강한 걸 동경한다. 강해지고 싶은 것이 남자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김대환 대표도 어렸을 때부터 강한 걸 동경했다. 누구를 이기는 걸 좋아하는 것보다 강하다는 것 그 자체를 좋아했다. WWF 프로레슬링 (현 WWE)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 장군의 아들을 보며 가슴 설렜다.

가장 좋아하는 건 복싱 전설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경기였다. 그 시절 남자라면 한번쯤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습. 김대환 대표는 타이슨의 경기를 보며 남다른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타이슨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보며 너무 좋아서 '나도 저렇게 강하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운동도 하게 되고, K-1, PRIDE, UFC 같은 단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종합격투기에도 관심이 생겼다."

격투기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로도 연관됐다. 2003년 말 군대에서 전역하고, 여자친구(현재의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갈까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SBS스포츠에서 해설 제의가 들어온 것. 선수출신도 아닌 사람에게 어떻게 방송국에서 제의가 들어왔을까.

김대환 대표는 "군 입대 전 홈페이지를 운영했었는데, 방송국 측에서 그것도 파악했었고, 당시 프라이드를 해설하시던 차성주 위원님이 고향 체육관 선배님이셔서 차 위원님도 나를 추천해 주셨다. 그렇다고 바로 되었던 게 아니라 가서 오디션을 봤다. 나이 많으신 어디 협회의 높은 분, 선수 출신의 어떤 분 등 약 네, 다섯 분이 계셨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다가 내가 뽑혔다. 그때부터 14년 넘게 해설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해설위원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

해설을 하면서 김대환 대표는 격투기에 더 빠져들었다. 마니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더욱 더 노력했다. 여러 단체 해설을 했기에 다른 룰도 전부 공부했다. 해설을 시작한 다음해 결혼을 해서 가장이 돼 대학을 다니면서 여러 일도 병행했다. 생계를 위해서다.

"학교도 다니고 생활도 유지해야 해서 여러 일을 했다. 주로 영어강사나 통번역, 과외 등의 일을 많이 했다. 스피릿 MC, 네오파이트 등 국내 단체들이 문을 닫은 후 국내 선수들이 뛸 단체가 없어서 힘들어할 때 중국의 영웅방, 레전드 FC 등에 우리 선수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커미션 1원도 받은 적 없이 자비로 현지까지 따라가 선수들 케어 및 통역 등을 돕곤 했다. 지금 돌아봐도 참 보람찬 일이었다."

▲ 챔피언이 된 해설위원 이제는 ROAD FC 대표

해설위원을 하면서는 선수 생활도 하게 됐다. 해설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선수가 될 줄은 몰랐지만, 어느새 선수 생활도 병행하고 있었다. 격투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 격투기의 매력에 빠져 선수생활도 하게 된 것.

"남의철 선수가 얘기한 건데, '종합격투기는 자신을 찾아가는 끝없는 여정'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 운동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내 자신에 대해 계속 돌아보게 되고, 끊임없이 발전시키려 노력하게 되는 운동이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끌어올려 주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나는 종합격투기를 훈련하며 더 좋은 선수가 되려 하는 동시에, 더 좋은 남편, 더 좋은 아빠, 더 좋은 대표가 되려 한다. 그걸 가능케 해주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물론 격투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선수 생활이 힘들지 않는 건 아니다. 힘들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다. 다른 일까지 병행한다고 하면 더 힘들다.

김대환 대표는 "케이지에 올라가기 전, 아니 시합이 잡힌 직후부터 밀려오는 압박에 힘들어하고, 그걸 이겨내며 훈련하고 생활하다 보면 스스로가 발전하는 거라 생각한다. 다만, 나도 종합격투기 선수지만, 케이지 안에 들어가는 걸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라와 가족 지키러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 이글이글한 불 속으로 사람들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소방관들, 나쁜 사람 잡고 좋은 사람 구해주기 위해 몸 바치는 경찰관들, 그 외 여러 이유로 분투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케이지에 올라가는 건 그저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겸손했다.

김대환 대표는 최근, 격투기 단체 '워독'의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챔피언에 등극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표로 취임해 '챔피언 대표'라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갖게 됐다. 당연히 방어전과 함께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저 계속 종합격투기를 배워나갈 것이고, 이제는 ROAD FC의 발전을 위해 운동은 잠시 미뤄두고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방어전은) 이제 로드 FC의 일원이 되었으니 회사와 직원 여러분들의 허락이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선수 생활에 대한 김대환 대표의 말이다.

ROAD FC의 새 대표가 되었지만, 그동안 김대환 대표는 ROAD FC 대표 제안을 몇 차례 고사했다고 한다. 격투기계에서 일을 했어도 그동안과는 또 다른 분야의 일이기 때문. "(고사한 이유는) 내 능력 밖의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문홍 대표님과 우리 직원 여러분들이 만들어 놓으신 걸 내가 들어가 망쳐 놓으면 분명히 격투기 역사의 죄인이 될 건데, 내가 그걸 어떻게 맡아' 이런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김대환 대표는 결국 ROAD FC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그의 마음이 바뀐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대환 대표는 "사명감이다. 정문홍 대표님과 직원 여러분들이 사명감으로 이제까지 고군분투하며 단체를 끌어오셨는데, 거기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내 인생은 격투기 해설자+체육관 관장 정도가 편하긴 제일 편했을 거다. 하지만 이제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겼다"라며 대표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취임이 발표되며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ROAD FC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더 많은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김대환 대표는 "(밖에서 본 ROAD FC는) 신기한 단체였다. 늘 망하는 단체들만 봐 왔는데, 그렇잖아도 쉽지 않은 환경인 우리나라에서 계속 버티며 성장하더니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까지 진출했으니까.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부담이 크다. 하지만 ROAD FC 팬 여러분과 직원 분들이 계시기에 다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도 잘 해왔지만, 좀 더 글로벌하게 성장시키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다."라며 대표로서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ROAD FC 대표로서 이루고 싶은 게 있는지 묻자 "저는 일단 중요한 것부터 선택해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스타일인데, 우선 정문홍 前대표님의 경기를 꼭 ROAD FC 케이지에서 성사시키고 싶다.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가오형의 ROAD FC 데뷔전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대환 대표는 지난 4일부터 ROAD FC 사무실에 출근하며 업무를 시작했다. 공식 취임식은 23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리는 2017 ROAD FC 송년의 밤 행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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