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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MBC, 왜 자꾸 ‘아육대’에 집착하나

입력 : 2017-12-29 23:40:00 수정 : 2017-12-29 22: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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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MBC가 새해 설 명절에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 개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는 "1월 15일, 22일 양일간 고양체육관에서 '아육대' 촬영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육대'는 지난 추석을 겨냥해 촬영을 준비했으나 총파업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개최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인정하며 "정확한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10년 9월 첫 방송된 '아육대'는 매년 명절에 방송되는 MBC의 대표 특집 프로그램이다. 아이돌 스타들이 스포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체육스타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며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마치 신인 아이돌의 등용문처럼 여겨질 만큼 '아육대'의 상징성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폐해도 상당했다. 제작진은 안전관리와 사건·사고방지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매년 부상당하는 아이돌이 속출했고, 일부 스타들은 의도치 않은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리는 등 아이돌 잡는 '아육대'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MBC 측은 아이돌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지만 납득할만한 수준의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와 아이돌 팬들은 '아육대 폐지'를 끊임없이 외쳤지만, MBC는 눈과 귀를 닫은 채 매년 '아육대'를 강행하고 있다.

이번 설 명절에 예정된 '아육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총파업을 끝낸지 얼마되지 않았고, 준비기간이 짧아 프로그램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아육대'는 작은 실수가 곧 아이돌과 아이돌 팬들의 안전과 직결되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 바쁜 연말과 연초를 보낸 아이돌을 혹사시킨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방송 정상화와 혁신을 외친 MBC가 시청률 효자라는 이유로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을 수년째 재탕하는 것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타 방송사의 경우 명절 연휴에 다양한 콘셉트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예능 트렌드를 선도하는 반면, MBC는 수년간 아이돌 멤버와 종목만 바꿔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자가복제하고 있다.

진정 아이돌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뻔한 '아육대'보다 아이돌의 재능과 예능감을 다각도로 조명해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우선 아닐까. MBC의 책임감있는 행보가 필요한 순간이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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