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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D-30] 좌절된 평창의 꿈…그들의 땀과 눈물을 기억해야 한다

입력 : 2018-01-10 07:00:00 수정 : 2018-01-10 1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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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꿈의 무대’ 올림픽, 그곳에 오르지 못했어도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같은 꿈을 꿨다. 올림픽 무대 위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상상했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도 긴 시간 모진 훈련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 올림픽 티켓은 적었고, 대다수는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래도 우리는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흘린 땀의 무게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줬고, 그들이 있었기에 한국 스포츠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선발 최종전. 환희와 좌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장(場)이었다. 특히 관중이 떠난 아이스링크에서 부둥켜안고 굵은 눈물을 쏟아내던 남자 싱글의 ‘대들보’ 이준형(22·단국대), 김진서(22·한체대)의 모습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비록 단 한 장뿐인 평창행 티켓은 ‘기대주’ 차준환(17·휘문고)의 몫이 됐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 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두 맏형의 무게감은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이준형은 지난 9월 우리에게 값진 ‘추석 선물’을 안겼던 주인공이다.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 종합 5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을 따낸 것이다. 한국 남자 피겨 첫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대회 금메달과 첫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이어 또 하나의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남자 싱글 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게 됐다.

다만 마지막 한 끗이 부족했다. 앞서 1~2차 올림픽 선발전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던 이준형이지만, 차준환의 막판 뒤집기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3차 선발전을 치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준형과 차준환의 점수 차이는 27.54점까지 벌어져 있었기에 더욱 믿기 힘든 결과였다. 김진서 역시 소치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부담을 안고 세계선수권, 네벨혼 트로피 등에 나섰던 경험이 있기에 누구보다 동료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다.

어느덧 ‘맏언니’가 된 여자 싱글 박소연(21·단국대)도 이번 대회에서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함께 소치올림픽에 섰던 박소연은 한국 피겨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톱10에 들었고, 이번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티켓을 따냈다. 김연아를 제외하면 모두가 최초였다. 발목 골절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평창으로 가는 열차는 타지 못했지만,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멋졌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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