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진입 4년 차를 맞이한 kt의 2018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김진욱 kt 감독은 “이제 ‘육성’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겠다”라고 선포했다. 지난 4일 차선책이었던 외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도 계약이 성사되며 새해 선수단 전력 구성은 사실상 마무리가 된 상황. 김 감독은 “마지막 퍼즐까지 다 맞춰졌다.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감독의 몫이다. 앞으로 시즌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라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 "젊은 선수들, 패배의식 지웠다"
2016년 SKY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던 김 감독은 kt의 2대 사령탑이 됐다. 2017시즌을 출발할 당시에도 kt는 ‘2년 연속 최하위’의 그림자를 떨치지 못했던 터. 패배의식이 팽배했던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김 감독은 무리하다 싶은 시도까지 자처했다. 벌투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린 투수들을 끝까지 마운드에 세웠던 것, 경기에서 패배하더라도 하이파이브를 하려 했던 것이 그 예다.
“지더라도 신나게 하자”를 주창했던 임기 첫해. 2년 차 감독은 노선을 확실히 틀었다. “지난 시즌 막바지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통해 내 메시지는 잘 전해졌다고 확인했다”라던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마인드가 확실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주전이 되지 못하면 지레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살아남고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이런 부분을 높이 샀다”라고 평했다.
◆ "성적이 나면 리빌딩은 저절로 된다"
김 감독은 이제 kt가 기본적인 전력은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투타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베테랑이 건재하고, 지난 시즌 성적과 경험을 등가교환하면서 키웠던 젊은 선수들도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봤다.
그간 ‘육성만을 위한 육성’에 치중해 왔지만, 김 감독이 ‘성적’과 인연이 없는 지도자는 아니었다. 2012년 두산의 8대 감독으로 취임해 첫해 정규시즌 3위, 이듬해에는 바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는 성적 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이상적인 세대교체의 모양새 역시 과거 삼성, 최근 두산에서 답을 찾았다. 김 감독은 “성적이 나오면 리빌딩은 저절로 된다. 성장시켜야 하는 선수를 1~2명 투입해도 아무 표시가 안 나는 정도의 팀 전력이 유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기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배워가는 교훈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5할 승부로 가을야구 보겠다"
어느덧 kt의 연속 최하위 기록도 3시즌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kt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세우는 김 감독의 시즌 목표는 ‘탈꼴찌’가 아니다. ‘5할 승부’를 바라보는 김 감독의 시선은 이미 가을야구까지 뻗어있다.
그러나 2017시즌 kt의 성적은 50승94패 승률 0.347. 까딱하면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패(97패) 기록을 다시 쓸 뻔했던 팀이 한 시즌 만에 22승을 더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감독 역시 “목표를 세게 잡았다”라며 웃었다. “황재균과 니퍼트가 들어온 게 2018시즌 우리 팀에 생긴 유일한 변화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해 4할 승부도 못했는데 5할을 논한다는 건 숫자로 보면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는 설명.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날을 승률 5할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바뀐 코치진들 역시 같은 목표를 갖고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하고 있다”라던 김 감독은 “선수들도 이젠 우리가 결코 상대에게 쉽게 보이지 않는 팀이라는 걸 스스로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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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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