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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라이엇게임즈 우리 문화재 환수에 또 결정적 기여

입력 : 2018-02-04 13:58:44 수정 : 2018-02-04 13: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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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매입 자금 전액 지원
[김수길 기자] 미국계 게임 기업 라이엇 게임즈가 이역만리 타국으로 반출됐던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오는데 또 한번 숨은 키맨(keyman)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라이엇 게임즈는 최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 冊封 竹冊) 환수 소식을 알렸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헌종의 어머니인 신정왕후가 효명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된 지난 1819년(순조 19년) 당시 수여된 것이다. 전형적인 조선왕실의 죽책 형식을 엿볼 수 있고 공예품으로서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왕실 의례 상징물이다.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되다가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됐으나, 프랑스에서 개인이 갖고 있던 중 2017년 경매에 나오면서 발견됐다.

이후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문화재청 등 유관기관에서 환수 의지를 내비쳤고 매입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라이엇 게임즈가 전액 지원하면서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당초 경매에서 죽책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1000∼1500유로 정도로 낮게 초기 경매가가 등록됐다. 하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은 경매응찰이 아닌 경매중지(프라이빗 경매)를 요청했고 협상을 통해 구입했다. 경매를 거치게 되면 경쟁자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금액을 올라간다. 최종적으로 작품 가격으로 16만 유로에다 수수료 3만 5000유로를 더해 총 19만 5000유로를 투입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 과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점을 반영해 당일 행사에는 ‘라이엇 게임즈 기부로 돌아온 문화재’라는 부재가 얹어졌다. 이승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는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매우 흥미로운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의미 있는 문화재의 귀환에 라이엇 게임즈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우리 문화유산 보호와 지원을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앞서 2014년 1월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 허미티지박물관에 방치돼 있던 조선시대 불화(佛畵) ‘석가 삼존도’를 반환하는데 3억 원을 쾌척했다. 1730년대 작품으로 평가되는 ‘석가 삼존도’는 현존 불화 중 도상의 배치가 희소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대한제국 공사관 복원 사업에도 자금을 보탰다. 이곳은 1889년부터 16년간 대한제국의 대미 외교를 위해 쓰였던 건물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해당 건물에 대한 활용사업 후원 기업으로 참여했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고 6년 동안 누적 43억 원 이상을 기탁했다. 특히 일회성 후원 또는 묻지마식 지원과는 확연하게 다른 행보를 보였다. 매년 신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방향과 각론을 상향시켰다. 서울문묘·성균관과 주요 서원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에 라이엇 게임즈의 손이 거쳐갔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지킴이 활동의 경우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불려가면서 총 89회에 걸쳐 3107명의 청소년들이 동참했다. 이 같은 활동 덕분에 2017년 말에는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문화재지킴이 활동 유공 부문)을 수상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개인·공공 단체를 제외한 민간 기업으로서도 역대 5번째 수상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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