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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07 18:49:59, 수정 2018-02-07 20:47:23

하나·국민은행 채용비리… 벼랑 끝에 선 CEO

금감원, 지방은행 포함 5곳 고발
노동계 중심 경영진 즉각 사퇴 요구
검찰 본격 압수수색… 수사 급물살
윤종규·김정태 회장 거취 초미관심
  • [글·사진=강민영 기자] 최근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가운데 두 은행 최고경영진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하고 KEB하나·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2곳과 부산·대구·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3곳 등 5개 은행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은행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정 조치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해당 은행의 노조 등 노동계를 중심으로 최고경영진 퇴진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최악의 실업난 속에서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박탈해버린 은행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 역시 따가워 최고경영자 책임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는 3건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가 포함돼 윤 회장이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지난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이라는 성적을 내고도 최종 합격했다.

    이에 KB금융노조협의회(이하 KB노조)는 여의도 본점에 윤종규 회장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대형 플랭카드를 걸어놓고 윤종규 회장의 출근 저지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B노조는 성명을 통해 “노동조합은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줄 생각이 없다”며 “윤종규 회장은 당장 KB를 떠나라”고 성토했다. 

    채용비리 의심 사례가 13건으로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김정태 회장의 입지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2일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김 회장은 회장 후보로 나서기 전부터 3연임 반대 벽에 직면했다. KEB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최순실에 부역한 KEB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3연임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KEB하나금융지주가 현재 CEO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금융당국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공투본은 김 회장과 관련 유인물을 뿌리고 “청탁에 의해 최순실의 금고지기 이상화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국정농단의 중심, 성추행으로 퇴직한 지점장을 해외지점 지점장으로 재채용하는 등 인사적폐, 폭행·막말· 욕설 등 비인격적 깡패경영 자행 등 황제경영적폐, 노사관계 파탄, 창조경제 1호 기업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등 각종 의혹 속출, 김정태 회장의 아들 및 사외이사와 하나금융 간의 거래 비위 발생”이라고 폭로했다.

    공투본은 이달 2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EB하나은행은 채용비리 백화점이라고 해도 무색할 지경”이라며 “김정태 KEB하나금융 지주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5일 아이카이스트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검사를 착수하면서 사안이 규명될 때까지 KEB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KEB하나금융지주는 이를 무시하고 선임 절차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투본은 채용비리 관련 KEB하나은행 측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 자료를 냈다. 공투본 측은 “당행은 청탁에따른 특혜 채용이나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 점수 조작 등의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은행 측의 발표에 맞서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보고서에는 원점수와 조정점수의 예를 통해 면접 점수 조작 사실이 명백히 밝혀져 있다”고 반박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최근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은행 행장과 지주회장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1월 31일 성명을 내고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산업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데 대해 큰 참담함을 느낀다”며 “최고경영진이 직접 채용비리를 저지르고 점수를 조작하면서까지 사외이사 및 계열사 사장의 지인을 채용한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그 죄가 매우 엄중한 만큰 행장과 지주회장 모두 즉각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무죄를 떠나 이미 도덕성과 권위를 상실한 만큼 최고경영진들의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mykang@sportsworldi.com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건물 앞에 윤종규 회장의 사임과 연임금지를 촉구하는 걸개그림들이 걸려 있다.  
    KEB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만든 유인물.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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