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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이상범 DB 감독은 왜 실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까

입력 : 2018-02-09 05:30:00 수정 : 2018-02-09 09: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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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실책에 관해서는 언급 잘 안 합니다.”

지난 7일 전자랜드전이 열렸던 인천삼산월드체육관, 패장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상범 DB 감독은 “끝까지 열심히 했다. 전체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선수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우승까지의 매직넘버를 두 손으로 꼽을 수 있게 된 상황, 긴 연승이 끝난 후 맞이하는 연패의 시작은 반가울 리 없었다. 그런데도 이 감독은 에이스 두경민이 허리 부상을 털고 복귀한 것에 위안을 찾았다.

특히 ‘실책’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1쿼터에만 5개의 실책으로 주도권을 넘긴 데다가, 4쿼터에도 연속 실책으로 추격의 동력을 잃은 건 분명 아쉬운 부분. 그러나 이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실책은 언급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웃어넘겼다. “실책을 두려워하면 결과적으로 소극적인 농구를 하게 된다. 실책이 나온 뒤 그게 반복이 되면 잘못된 것이지만, 적극적으로 하다가 실수가 나오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한다”라는 설명이다.

평소 이 감독은 DB를 ‘외인 구단’이라 일컫는다. 이번 시즌 팀의 주축을 이루는 구성원들이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입지가 불분명한 상태였기 때문. 이 감독부터가 지난해 객원 코치로 일본의 아마추어 농구를 떠돌던 야인이었고, 이효상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김성철 코치는 현역 은퇴 후 미국에서 공부만 해왔다. 김주성도 선수 생활을 접을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고, 윤호영은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두경민도 미완의 대기였고, 전반전 투입되는 선수들의 출전 시간은 대부분 1~2분대에 그쳤다.

DB가 13연승을 달리던 때, 이 감독은 “나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서 이겨야만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다"라고 한 적이 있다. 사령탑부터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 현재를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기에,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 절실하게 하고 있는데, 내가 말해봤자 잔소리만 된다. 알아서 잘해줄 것이다”라는 게 이 감독의 믿음이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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