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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강릉 오벌을 들썩인 김민석, 역사를 쓰다

입력 : 2018-02-14 06:00:00 수정 : 2018-02-14 1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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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이혜진 기자] “모두가 응원해주신 국민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가 펼쳐진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오벌) 경기장. 갑작스레 경기장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김민석(19·성남시청)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출발신호와 함께 힘차게 레이스를 시작한 김민석은 1분44초9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과는 35명 가운데 3위. 아시아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올림픽 동메달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김민석은 밥데용 코치 품에 안기며 기쁨을 만끽했다.

“컨디션이요?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겁 없는 10대 김민석이다. 긴장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생애 첫 올림픽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 오히려 올림픽 무대를 즐기는 듯했다. 김민석의 이번 시즌 1500m 랭킹은 11위다. 순위만 따지자면 메달과는 사뭇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더욱 오기가 생겼다. 경기 전 ‘괴물’이 되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내비쳤던 김민석은 이와 관련해 “이제 한 걸음 내딛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웃었다.

‘떡잎’부터 남달랐다. 김민석이 처음 스피드스케이팅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이후 국내 연령별 대회를 모두 휩쓸며 주목을 받았다. 2014년엔 16살의 나이로 최연소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시니어 국제무대 데뷔전도 강렬했다. 지난해 2월 이곳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1500m에서 당당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친김에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거머쥐며 기량을 맘껏 펼쳤다.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시밭길도 걸어야했다. 일례로 김민석은 지난해 말 체중 감량에 힘썼다. 몸을 가볍게 만들어 지구력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체력관리에 실패, 5000m 올림픽 출전권을 놓치고 말았다. 이번 시즌 치른 월드컵 3, 4차 대회에서도 다소 부진했다. 그래도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금 몸무게를 3㎏가량 증량하며 또 한 번 재정비에 들어갔고, 그 결과 지난달 열린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 4관왕에 오를 수 있었다.

8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한 번의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단거리의 모태범·이상화, 장거리의 이승훈 등 깜짝 스타를 세 명이나 발굴해낸 것. 하지만 1500m에서만큼은 지금껏 두각을 나타낸 이가 없었다. 김민석의 나이 이제 겨우 19살. 성장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만큼 앞으로 펼쳐질 김민석의 레이스에 기대가 쏠린다. 김민석은 18일 이승훈, 정재원과 함께 남자 팀 추월(단체전)에 나선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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