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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직위 직원, 지인에게 뿌린 60만원 티켓 10장… 판매율 99% 허구인가

입력 : 2018-02-19 07:00:00 수정 : 2018-02-19 0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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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평창 권영준 기자] "조직위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올림픽 개막식 C석 10장의 티켓을 받았다."

#1. 춘천에 거주하는 A씨는 단숨에 인기 사원이 됐다. 강원도 평창에서 전 세계 겨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티켓을 10장이나 구했다. 개회식이 열린 9일 당일 급하게 얻은 티켓이라 서둘러 직장 동료에게 알렸고, 이에 가족 등과 함께 개막식을 찾았다. A씨가 구한 티켓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받은 것이다.

#2. 강릉시에 거주하고 있는 B씨도 지난 2017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티켓을 받았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던 B씨는 이를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개막식이 다 돼서야 티켓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미 개막식 당일 다른 약속이 잡혀 있어서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이 티켓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료로 받은 것이었다.

2018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티켓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개막식 티켓을 명분 없이 무료로 배포한 사실을 스포츠월드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이는 이번 올림픽의 골칫거리인 ‘노쇼 현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조직위 관계자가 지인에게 제공한 티켓은 장당 6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티켓이다. 문제의 소지가 매우 크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막식은 화려한 볼거리와 알찬 구성, 여기에 ‘피겨여왕’ 김연아의 등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사실 개막 직전까지 개막식 티켓 판매율이 저조해 고민이었다. 개막 G-100일이였던 지난해 11월1일 기준 2만2536장이 팔려 판매율 55%에 머물렀다. 이후 2017년 연말 기준으로 64%를 기록했고, 개막 일주일 전까지 90%를 넘지 못했다.

이에 조직위 측은 티켓판매 '집중 추진 기간'을 설정,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등에 티켓 판매를 요청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개막식을 앞두고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전화를 걸어 티켓 판매를 요청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개막식 티켓 판매율이 저조했던 이유는 중산층 가족이 참여하기에는 비싼 가격과 때마침 불어닥친 한파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이에 조직위는 방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방위로 뛰었고, 방한 6종 세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노력했다. 이에 개회식 입장권 판매율이 99.2%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개막식을 치렀다.

그런데 이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개막식 당일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조직위 관계자가 지인을 통해 티켓을 무료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A씨는 개막식이 열린 9일 당일 조직위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C석 10장의 티켓을 받았다. A씨가 받은 C석은 장당 60만원인 고가의 티켓이다. 10장을 받았으니 총 600만원을 공짜로 얻은 셈이 된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인 만큼 부담이 되더라도 무리해서 티켓을 구매한 C석 관객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입장권을 공짜로 얻은 B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B씨가 티켓을 받은 시점은 지난해 개막식 판매율이 저조한 시점이었다. B씨는 영문도 모른 채 티켓을 받았다. 이 티켓이 고가라는 점도 몰랐다. 조직위 측이 기업과 지자체에 단체 티켓 구매를 요청한 시점과 일치한다. 판매율 중간 집계 수치를 높이기 위한 꼼수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제보

A씨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올림픽스타디움 현장에서 찍은 사진. 티켓 번호와 A씨 및 주변 환경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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