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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빙속 여제' 이상화의 아름다운 도전…모두가 울었다

입력 : 2018-02-19 11:24:56 수정 : 2018-02-19 13: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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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이혜진 기자]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이요? ‘수고 했다’ ‘고맙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코치들이 등을 토닥여줘도 한번 터진 눈물은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울지마”를 외쳤다. 결과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아름다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3연패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를 바라보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32)의 눈시울도 촉촉해졌다. 고다이라는 이날 36초94를 기록, 올림픽 기록(종전 기록은 37.28)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때로는 경쟁자로, 때로는 친한 친구로 추억을 쌓아왔다. 고다이라는 연신 눈물을 훔치는 이상화에게로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줬다. 고다이라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압박이 상당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를 존경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후배 김현영(24·성남시청)도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 “언니가 우승을 못해서, 혹은 안타까워 운 것은 결코 아니다. 언니는 최선을 다했고, 2등도 대단하다”고 운을 뗀 김현영은 “소치 때도 언니가 울었다. 지금까지 언니가 힘들어했던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에 나 역시 감정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이상화와 같은 방을 쓰는 김민선(19·의정부시청)은 “언니가 주변에서 오는 기대감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상화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자신의 첫 올림픽이었던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 적수가 없었던 2014년 소치올림픽, 찬란했던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10대 어린 소녀였던 이상화는 어느덧 30대가 됐다. 비록 올림픽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이자 독일의 카린 엔케(1980년 금메달, 1984년 은메달, 1988년 동메달)와 블레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상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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