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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백지선호 ‘3패 14실점’에서 획득한 ‘시스템 메달’

입력 : 2018-02-19 13:11:02 수정 : 2018-02-19 1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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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3연패, 14실점, 1득점’의 표면적인 기록은 암담하다. 그러나 이 결과물을 통해 얻은 경험, 그리고 이 경험을 얻기 위해 구축해 온 시스템은 그 어느 메달보다 가치 있다. 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수확이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도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앞서 열린 조별리그 A조 3경기에서 모두 패한 대표팀은 20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핀란드와의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승리하면 8강에 진출해 도전을 이어가고, 패하면 마지막 순위결정전만 남겨두게 된다.

백지선호의 행보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백 감독은 “올림픽을 금메달을 따기 위해 출전하는 것”이라며 호탕하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직은 세계 무대의 수준과 차이가 있다. 다만 질 때 지더라도 어떻게 지느냐는 백지선호의 도전이나 현실적인 목표였다.

이 관점에서 대표팀은 투혼을 발휘했다. 강호 체코를 상대로 비록 패했지만, 올림픽 사상 첫 아이스하키 첫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0-4로 패했다. 전날 스위스에 0-8로 패하며 완전히 무너졌지만, 하루 만에 팀은 재정비해 끈질기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분명 한국 아이스하키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세계 강호와 어깨를 견주기 위해서는 인프라부터 시스템까지 가꿔가야 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 감독을 영입해 차근차근 성장하며 발전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가운데 시스템 구축은 가장 큰 수확이다.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 프로리그인 미국 NHL에서 스탠리컵(우승 트로피)을 두 번이나 들어 올린 백 감독을 영입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대한아이스협회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캐나다 교포 백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고,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백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비디오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고, 포지션별 전문 코치를 영입해 전문성을 가미한 훈련을 진행했다. 주장 박우상은 “그동안 주먹구구식이었다면, 감독님이 부임하신 이후 체계 잡힌 대표팀 운영과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백 감독의 인프라를 통해 선진국 프로팀에 동반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고, 국제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고 대표팀 자료를 수집했다.

성장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올림픽에서 이제 걸음마를 뗐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험을 쌓았다는 것은 그 어느 메달보다 가치가 있다. 백지선호의 행보는 박수를 받을 만 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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