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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상호-김아랑-‘팀 영미야’… 묵묵히 걸어온 ‘마이 웨이’

입력 : 2018-02-24 20:14:04 수정 : 2018-02-24 20: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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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주목받지 못하고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선수들의 의지가 값진 열매를 맺었다. 스노보드의 이상호(한체대), 쇼트트랙의 김아랑(고양시청), 그리고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이상 경북체육회)가 그 주인공이다.

스노보드 이상호가 24일 아침을 환하게 밝혔다. 이상호는 이날 오전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로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품에 안겼다.

한국 스키는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세계 무대에 오르기엔 현실의 벽이 높았다. 스키와 스노보드가 겨울 대중 스포츠로 성장했지만, 엘리트 스포츠는 대중 스포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상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배추밭을 개조해 만든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순간만큼은 행복했고, 즐거웠다. ‘스노보드 선수로 성공하겠느냐’는 주위의 우려와 조롱에도 묵묵히 눈 위를 달렸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상호의 메달을 기대한 사람은 없다. 선전한다면 5~6위권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상호의 전진 앞에서 이러한 예상은 의미 없었다. 자신의 고향인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또 나아갔다. 그리고 시상대에 오르며 스키 역사를 다시 썼다.

이상호의 아버지 이차원 씨는 “배추밭에서 여기까지 온 세월이 생각났다. 남들이 무시한 적도 있다. 그러나 상호는 스노보드를 좋아했고,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결국 우리의 판단이 옳았다.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눈물을 훔쳤다.

쇼트트랙의 김아랑도 노력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아랑은 이번 대회 에이스로 꼽히는 최민정, 심석희를 잘 다독이면서 맏언니의 역할을 맡았다. 개인 종목에서는 비록 최민정, 심석희보다 주목받지 못했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개인 종목을 준비하면서도, 릴레이 경기에 중점을 뒀다.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 종목 메달을 욕심내지 않는 선수는 없다. 그래서 김아랑의 희생이 가치가 있다. 팀을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했고, 큰 부담감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동생들을 먼저 챙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내 대회에서 얼굴이 찢기는 부상에, 슬럼프가 겹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노력하면 이뤄진다”는 말을 믿고 묵묵히 내달렸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값진 여자 쇼트트랙 릴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마이웨이’도 이미 금메달이다. 비인기 종목의 소외감 속에서도 서로 손을 맞잡으며 마음을 맞췄다. 완벽한 조직력은 그 누구보다 강했다. 나보다 우리를 챙겼던 대표팀은 세계 강호를 차례로 무너트리고 결승에 올랐다.

외신은 ‘갈릭 걸스’라는 칭호로 컬링이라는 종목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칭찬했다. 국민도 컬링의 매력에 푹 빠졌다. 조 1위로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직후 결승전 티켓은 모두 팔렸다. ‘영미야~’라는 유행어가 탄생했다.

이 화려해 보이는 행보 속에는 이들의 눈물과 땀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가는 길이 곧 한국 컬링이 걷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얼음 위를 질주했다.

이상호, 김아랑, 그리고 ‘팀 킴’. 노력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의 땀은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뜨거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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