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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우의 유통잡설] 신동빈 구속됐다고 롯데 외면한 조직위

입력 : 2018-02-26 18:50:38 수정 : 2018-02-26 18: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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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해 쏟아부은 돈은 약 600억원이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롯데의 자리는 없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5일 치러진 폐막식에 기업인들을 불렀다.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만 참석했고 삼성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현대차그룹은 정진행 현대차 사장을 현장에 내보냈다. 재계 5위 롯데에서는 황각규 부회장 등이 이 자리에 나올 법도 했지만 모습은 볼 수 없었다.

5위권 바깥 기업에서도 총수들은 현장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을 대신해 이갑수 이마트 사장을, 한화는 이민석 한화 부사장을 평창으로 보냈다. 평창조직위가 폐막식에 배정한 귀빈석(프레지덴셜 박스)은 총 10개였는데, 영원무역과 풍산 등 중견기업이 함께 초대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개막식때 기업인을 홀대했다는 지적에 나온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9일 개회식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만이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귀빈석에 앉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한국방문위원장의 직함도 갖고 있지만 개막식과 리셉션 공식 초대는 받지 못했고,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개막식 참석 초청을 받았지만 현장을 찾지 않았다. 자의로 또는 타의로 평창올림픽 유치와 준비단계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던 재벌가 회장님들은 평창에 가지 않는 소심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와중에 섭섭한 마음이 가장 커보이는 총수급은 롯데 신동빈 회장이다.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은 뒤 누구보다 열심히 올림픽을 위해 뛰었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장까지 날아가 선수들을 챙겼고 오는 2020년까지 1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평창롱패딩’으로 올림픽 사전분위기 조성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던 주역도 롯데백화점이다. 신 회장은 성화를 들고 직접 거리를 달렸고, 올림픽 기간 내내 속초 롯데리조트에서 머물며 ‘평창경영’을 이어가려 했지만 이달 13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 후 구속수감되며 모든 것이 얼어 붙었다.

현 정권과 첨예한 각을 세우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천안함 원흉’으로 지목받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도 ‘평창의 밤’에 초대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동빈 회장이 옥중에 있다고 롯데그룹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 롯데에도, 삼성에도 따뜻하게 손을 내밀었다면 더 풍성한 잔치가 됐을 것이다. 평화와 화합을 모토로 경기 기간에는 전쟁도 멈춘다는 올림픽 정신을 한번 반추(反芻)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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