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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누다 베개' 신화 유영호 티앤아이 대표, 남다른 스토리가 성공의 원동력

입력 : 2018-03-15 03:00:00 수정 : 2018-03-15 10: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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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때부터 노점… 장사수완 타고나
나를 키운 원동력은 남다른 스토리
연매출 400억… 호텔용품 업계 강자

시스템 경영으로 사업 효율성 높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롤모델
인류 발전 도울 위대한 기업이 목
[전경우 기자] 120만개가 팔렸다는 ‘가누다 베개’ 신화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았다. 가누다의 ‘대박’은 이 제품을 만든 티앤아이 유영호 대표의 남다른 경영 스타일이 예고했던 필연적 결과다.

유영호 대표는 “직원 뽑을 때 스토리, 자랑하고 싶은 것, 흥미로운 경험을 중시하는데 그의 과거가 미래의 스토리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영호 대표의 성장 스토리는 ‘특별’했다. 그의 성공기는 지난 1985년 고등학교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 대표는 작은형이 만든 열쇠고리 30개를 들고 신길동에서 114번 버스에 올랐다. 서울 영등포역 노점에서 물건을 깔고 하나에 500원씩 3개를 팔아 1500원을 벌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의 심장은 작은 성공의 감격으로 요동쳤다.

1년 뒤 독서실에 앉아 있던 어느날 “찹쌀 떠억∼”을 외치는 행상의 소리를 듣고 거리로 나섰다. 행상은 그에게 “영등포시장에 가면 모찌떡 1상자를 300원에 살 수 있고, 1000원에 다시 파는 거다”고 방법을 알려줬다. 그 길로 소년은 시장에서 찹쌀떡 10상자를 구입해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결과는 완판이었다. 1986년 당시 고교생 한 달 용돈은 1500원 내외였는데, 매일 30개씩 찹쌀떡을 팔았던 소년은 사업을 위한 ‘종자돈’을 모았다.

‘청소년’ 유영호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포장마차를 7만원에 인수하며 사업은 불어나기 시작했다. 동네에서 가장 목이 좋은 우신극장 아래 육교 근처에 자리를 잡았더니 장사는 금방 쏠쏠해졌다. 소년은 포장마차를 발판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했다. 군고구마 통 여러개를 인수해 동네 후배들에게 운영을 맡기고 수익을 나눴다. 늦은 밤에는 김밥을 들고 거리에 섰다. 우신극장 뒷편 방석집들을 돌며 아가씨들과 안면을 트는 것이 요체였다. 새벽 3시에 일이 끝났지만 아침 8시에는 학교에 갔다. 조회를 마치면 그대로 잠을 잤다. 소년의 월 수입은 300만원 가량,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의 열배 쯤 되는 액수였다. 프라이드 신차가 400만원이던 시절이다. 그가 재료를 사입하러 시장에 나가면 상인들은 이내 “유 회장”이라 불러줬다. 학교 선생님도 “너는 사업가를 해야 하니 장사를 하러 가라”해서 야간 자율학습도 일찍 마치게 해줬다고 한다.

영등포시장을 주름잡던 소년 사업가는 2001년 티앤아이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단칸방에 승합차 한 대로 출발한 회사는 어느새 연매출 400억대로 성장했다. 티앤아이는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에 납품하는 호텔 어메니티 업계의 절대 강자다. 또한 건물관리용품과 가누다 베개 등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날으는 인간’과 관련된 사업군까지 추가했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수직계열화와 독과점 체제에 몰두하는 다른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2011년 화재로 공장이 전소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성장은 멈추지 않고 진행형이었다.

유영호 대표는 사업의 중심에 ’인류와 사회에 공헌. 위대한 기업문화 창조’라는 거대한 가치를 놓고 ‘1000년을 바라보는 기업’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 속에서 축적된 경영 철학을 들어보려고 남양주에 위치한 티앤아이 본사에서 유영호 대표를 직접 마주했다.

-위대한 기업과 훌륭한 기업의 차이점은

차이의 본질은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위대한 업적을 쌓은 위인들처럼 그 업적으로 100년, 1000년 이어지며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가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라고 본다. 너무 거창한가?(웃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위대한 CEO가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첫째, CEO는 미래를 보는 인사이트(Insight)로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 구성원이 그 속에서 본인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끝없이 탐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정확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한 추진력이다. 마지막으로 인내력이 더해져야 한다.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며 새로운 길을 꾸준히 찾고 있는데 이 모두를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

조직이 커지면 운영의 효율성 문제가 대두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시스템경영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의 5대 핵심 가치 중 ’오너십‘(ownership)과 ‘고슴도치론’이 있는데, 구성원들은 이에 맞게 자기가 맡은 일은 프로세스에 따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관리가 특별히 필요 없는 ‘핵분열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주요 사안과 필요한 관리 항목은 사업팀장을 중심으로 꾸린다.

-사업을 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을텐데

시간이 흘러 되돌아 보지만, 티앤아이는 창업 이후 단 한번도 도전을 멈춘 적이 없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덩치를 더 키워볼 생각은 없는지

투자 유치가 주요 목적은 아니다. 사업성을 지속 확대하면서 투자가 필요하고 신규 사업을 개발해 필요한 자원이 투입될 필요성이 대두되면 당연히 투자유치 또는 IPO(기업상장)를 통해 자기자본을 조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 상식선이다.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글쎄…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롤모델로 삼은 경영자는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모티브를 준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이다. 감히 서경배 회장에게 ‘한국 브랜드마케팅의 신’이라는 표현을 쓰고있고, 정말 닮고 싶은 경영자라고 생각한다. 가슴떨리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끝없이 도전하고 이뤄가는 많은 경영자들이 기준점이다. 에디슨이나 잡스, 앨런 머스크 등을 존경한다.

-‘제2의 유영호’를 꿈꾸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자기 주도적인(경영자적 관점) 관점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습성이 몸에 배 있어야 한다. 선배가 하던 방식이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이라서 그대로 답습한다면 좀더 짧은 시간내에 사라져갈 기업이고 업무로 정형화된 일은 로봇이나 정보시스템, 나아가서는 AI(인공지능)가 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인간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경영자적 관점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계속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 그것을 선점한다면 미래는 아직도 흥미롭고 청년들에게도 희망적일 거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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