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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슬리피 “그레이, 앉은 자리서 15시간 작업…곡 고맙다”

입력 : 2018-03-15 13:35:38 수정 : 2018-03-15 14: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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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지기펠라즈 등 언더그라운드 5년, 언터쳐블 10년까지 총 15년 만에 발표하는 첫 미니앨범이다. 그만큼 슬리피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힙합계 안팎의 호평을 받고 있는 ‘IDENTITY(아이덴티티)’는 두고 두고 듣고 싶은 수작이 분명하다.

슬리피는 힙합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가요계에서 발표하는 앨범마다 화제를 모으며 승전고를 올렸다. 2008년 힙합듀오 언터쳐블 싱글 앨범 ‘It’s Okay’부터 ‘회전목마’ ‘다줄게’ 등 냈다하면 음원 차트 1위, 래퍼로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쿨밤’을 흥얼거렸고 이제 그 관심은 ‘IDENTITY’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일 ‘IDENTITY’의 전곡 음원이 공개됐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아이디(iD)’를 포함해 ‘Butterfly’ ‘방해금지 모드’ ‘Look Around’ ‘Am I For Real’, ‘기믹’까지 총 7개의 트랙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여기에 그레이와 던밀스, 피에이치원(pH-1), 리쿼 케이 주니어(Liquor K.Jr), B.A.P 방용국, 넉살, 베이식, 행주, 팔로알토 등 입이 떡 벌어지는 래퍼 군단이 곡마다 포진돼 있다.

‘IDENTITY’는 데뷔 10년차 래퍼의 열정으로 컴백을 준비해 온 슬리피의 모습이 담겨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업을 해냈기에 ‘슬리피만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2018년의 발견’이라고 칭해도 좋을 만큼 인상적인 앨범이다. 그가 결코 운좋게 인기를 얻은 래퍼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 준 좋은 사례다. 이 앨범, 안 들을 이유가 없다.

-처음부터부터 마지막까지 관통하는 분위기가 있다.

“언터쳐블 때부터 확실히 느꼈다. 제 입으로도 말해온 게 명확한 음악 색깔이 없었다. 리쌍, 에픽하이 하면 딱 떠오르는 느낌이 있지 않나. 저희는 그런게 없었다. 대중성을 생각하고 타이틀 곡을 정한 뒤, 수록곡에 하고 싶은 곡들을 넣었더니 전체적으로 곡들이 튀더라. 처음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색깔을 맞췄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담은 듯하다.

“동료들 중에 6번 ‘기믹’은 이번 앨범에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감정기복이 심해보인달까(웃음). 앞에 곡들과 다른 음악 스타일에 갑자기 가사에 욕이 나와서 그렇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라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앨범 타이틀을 정체성이란 단어로 정했다. 5번 ‘Am I For Real’에서도 말했지만 ‘진짜 나는 뭐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저런 모습 모두 다 ‘나’이니 이 또한 앨범에 담았다.”

-앨범 곳곳에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전부 다 저 혼자 했다. 비트는 꾸준히 모으고 있었고, 이번에 곡 전화 다 하고, 자켓을 그려준 팬도 만나고, 페이도 정하고, 뮤직비디오 감독님 찾아가서 콘셉트 회의도 하고, 녹음부터 믹스, 마스터 기사님이랑 다했다. 뮤직비디오 수정, 자켓 수정까지 하다보니 너무 외롭더라. 혼자 3∼4개월 동안 열정적으로 작업했다. 사실 정규 앨범으로 만들 수도 있었는데 빨리 앨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피처링도 화려하다.

“일단 주제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친구들을 찾았다.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궁금한 사람 말이다. 그리고 친한 사람들이랑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친분이 있기에 어떤 주제에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안다. 피에이치원의 경우만 젊은 친구가 요즘 이야기를 했으면 해서 처음 연락을 하게 된거고.”

-래퍼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앨범이다.

“자랑 같지만 ‘IDENTITY’ 평이 진짜 좋다. 원래는 ‘랩이 별로다’ ‘플로우가 별로다’라면서 욕이 더 많았는데 이번엔 그런 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힙합 사이트에서 회자되는 일이 없었는데 이젠 제 앨범에 대한 글도 많다. 앨범 발표 후 음원 사이트 댓글을 매일 찾아봤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된다. 래퍼들에게 연락도 진짜 많이 왔다. 진심이 느껴지더라. 뿌듯하고 기쁘기도 하다. 전 아직도 랩 연습을 한다. 가사도 더 잘 쓰려고 노력한다. 요즘 트렌드나 외국에서 유행하는 플로우, 가사도 찾아보고 써보려고 한다. 꼰대로 남고 싶지 않다.”

-앨범 발표한 소감은.

“너무 좋다. 원래 100위 안에 제 음악이 없으면 우울함이 일주일은 가는데 이번엔 그런게 없다. 넉살이 그러더라. ‘첫단추 제대로 끼웠다’라고. 음악을 나름 오래 했는데 이제 진짜 첫단추를 제대로 낀거구나 싶다. 음악 제대로 해야한다는 의욕이 가득하다. 음악할 때가 제일 재밌다.”

-히트메이커 그레이와 타이틀곡 작업을 했다.

“몇 년 전에 연락을 했었는데 곡 준다고 하고 안 주더라. 한 번씩 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웃음). 그래서 언젠가는 받겠지 하다가 박재범이랑 같이 ‘라디오스타’에 나간거다. 그래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제 랩 가사에 썼다. ‘언젠가 나도 그레이 비트를 받겠지’라고. 언젠가 잘나가는 프로듀서랑 작업 하겠지라는 바람으로 쓴거다. 이후 그레이가 곡을 줬다.”

-만나보니 어떻던가.

“드디어 만났다. 그레이가 낯을 가리더라. 친분이 없으면 작업을 잘 안 하려고 한다. 잘나가는 사람한테만 곡을 주는 게 아니고 아는 사람한테 주려고 하더라. 만나보면 진짜 착하다. 일단 효자다. 돈도 허투루 안 쓰고. 허세가 없다. 지금도 거의 1∼2주에 한 곡씩 나온다. 작업을 정말 열심히 하더라. 15시간 동안 의자에서 안 일어나고 일만 한다. 집중력이 엄청나다. 고맙다. 진짜 멋있는 친구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음악 방송에는 욕심이 없다. 가면 할아버지다. 갑자기 (임)창정이 형, 채연 누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제가 너무 대선배더라. 개인 앨범도 쉬지 않고 낼거다. 요즘 언터쳐블 미니앨범을 만드는 중이다. 그리고 내년에 싱글 앨범을 한 번 더 낼 생각이다. 올해 해보니 욕심이 생겨서 내년에 가능하다면 정규 앨범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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