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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1년 안에 돌아온다"는 약속 지킨 SK 김광현

입력 : 2018-03-24 06:00:00 수정 : 2018-03-24 1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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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세영 기자] 대한민국 대표 좌완 SK 김광현(30)이 돌아왔다. 김광현은 2018시즌 KBO리그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재활에만 집중했다. 김광현이 야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공을 오래 던지지 못한 적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팀과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재활 기간, 이를 더 악물었다. 이례적으로 “1년 안에 꼭 돌아온다”고 복귀 시점까지 못 박았을 정도다.

김광현은 약속을 지켰다. 1년 넘게 진행된 재활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올 초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150㎞대 강속구를 던졌다. 특유의 다이내믹한 투구폼도 돌아왔고, 마운드에서 미소도 되찾았다.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21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김광현을 만났다. 개막을 앞둔 소감을 묻자, 김광현은 “확실히 기분은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이맘 때에는 회복과 재활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마운드에 서서 실전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상상에 행복하다. 시즌이 다가온 것이 더 크게 체감이 되고 기대된다”고 밝게 웃었다.

건강한 김광현으로 돌아왔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게 있다. 바로 재활에만 집중하면서 놔둔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온 것이다. 2007년 데뷔 이후 짧고 깔끔한 머리 스타일을 고집했던 김광현이다. ‘삼손 머리’는 지난 1년 동안 심란했던 마음을 대변하고, 꼭 돌아오겠다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첫 등판 이후 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다듬을 예정이었지만, 소아암 환우에게 필요한 가발 제작을 위해 모발을 기부키로 했다. 김광현은 “등판해서 공을 던질 때 머리카락이 눈을 스치는 경우도 있고 해서 답답하긴 했다. 하지만 좋은 일을 위해 기른 것이니 후회는 없다. 나중에 머리를 자르고 나면 좀 시원섭섭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김광현이 복귀하는 SK는 올 시즌 ‘3강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팀 홈런 1위(234개)를 차지한 막강 파워 타선에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토종 에이스’의 활약에 목이 말랐던 SK로선 김광현의 존재는 천군만마다. 김광현도 주변의 이런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투수는 쓸 수 있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팀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돌아온 것이 팀에 분명히 보탬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의 복귀전 일정이 잡혔다. 오는 25일 롯데와의 개막 2연전 마지막 날이다. 개막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나선다. 개막전 선발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하지만 김광현은 “투수는 언제든지 팀이 원하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고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야구팬들은 올해 김광현과 KIA 양현종(30)의 동갑내기 좌완 에이스 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개인 통산 108승 김광현과 107승 양현종은 KBO리그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왼손 투수다. 지난해 김광현이 부상으로 1년을 쉬는 사이, 양현종은 정규시즌·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둘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4번 만났지만, 공교롭게도 2승씩을 나눠 가져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자세를 한껏 낮췄다. 김광현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를 꼽자면 꼭 내가 승리투수가 되지 않더라도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투구하면서 전체 투수진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즌 내내 아프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에게 ‘올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광현은 “팀 우승에 한 몫을 보태는 것이 목표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제 더는 아프지 않고 김광현답게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성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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