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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28 11:17:21, 수정 2018-03-28 11:17:21

[SW무비] ‘7년의 밤’ 이해받지 못할 지루한 부정 대결

  •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스릴러는 사라졌고, 진부한 부정 대결만 남았다.

    영화 ‘7년의 밤’은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세령댐의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두고 세령마을 사택으로 향하던 현수는 갑작스럽게 뛰어든 소녀 오세령(이레)을 차로 치게 된다. 흔적을 모두 지우고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려 하지만 악몽이 덮쳐온다. 한편 세령의 아빠 오영제(장동건)는 자신에게 학대를 당하던 중 도망친 세령이 주검으로 돌아오자 범인을 잡기 위해 흔적을 뒤쫓고 현수의 이상행동에 의심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7년의 밤’은 2011년 출간돼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의 스테디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더불어 ‘영화화가 기대되는 소설’ 1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영화 ‘7년의 밤’ 탄생을 기다렸다.

    우려도 있었다. 본래도 인기 소설의 영화화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더욱이 ‘7년의 밤’은 긴 호흡의 소설인데다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스토리 전개와 구성 역시 뛰어난 소설로 극찬을 받은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 역시 “뛰어난 문학성을 어떻게 영화 속에 녹여내느냐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연출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년여의 기다림 끝 만나게 된 ‘7년의 밤’은 원작을 제대로 녹여내지도, 혹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원작을 새롭게 뛰어넘지도 못하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원작에 대한 해석 방향이다. 본래 문학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보고 듣는 이들에 따라 무한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작품으로써 매력을 잃는다면 그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늦출 수 없는 긴장감으로 시선을 붙잡아뒀던 원작과 달리 영화는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대신 그 자리에는 식상한 표현으로 점철된 황당한 부성애가 자리 잡고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선보였던 추 감독은 사이코패스로 표현된 오영제라는 인물을 설득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사연을 안겼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는 오영제의 복수를 ‘부성애’로 포장한다. 원작에서처럼 ‘자기 것’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설명했다면 오히려 오영제의 학대와 복수의 연결이 쉽다. 그러나 그저 자녀를 학대하던 남자일 뿐인 오영제에게 ‘잘못된 사랑’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구시대적인 설정이 당황스럽다. 마치 1920년대 소설 ‘운수 좋은 날’ 속 김첨지의 아내를 향한 폭행과 폭언이 비뚤어진 사랑표현으로 포장됐던 모양새와 같다. 이는 비단 원작의 독자뿐만 아니라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이라 하더라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가벼워진 캐릭터 해석 또한 상업영화로서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가벼워진 캐릭터를 따라 전개 역시 가볍고 빠르게 흘러가며 영화적 재미를 이끌어내야 하지만, 현수의 트라우마에 대한 설명은 또 빼놓을 수 없어 지루하게 늘어놓는다. 7년 뒤의 현수와 아들 서원(고경표)의 관계 역시 ‘뜨거운 부정의 눈물’과 같이 진부하게 그려내 후반부까지도 상쾌함을 안기지 못한다.

    다만 엠(M)자탈모의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인 장동건의 악역 변신은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새로운 느낌의 장동건을 만나고 싶다면 한 번쯤 볼만하다. 28일 개봉.

    kwh07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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