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가 화려한 꽃으로 피어오르기 위해서는 땅 아래에서 건강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자양분이 필요하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에이스가 빛을 내기 위해서는 뒤를 받쳐주는 숨은 공로자가 필요하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에서는 바로 리베로 정성민(30)이 자양분 역할을 맡았다.
대한항공은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에서 2승1패로 앞서가며 창단 첫 챔프전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1차전 두고두고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2~3차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하며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펄펄 날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정지석 곽승석으로 이어지는 레프트 라인의 공·수 전천후 활약과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해결사 역할이다. 여기에 세터 한선수의 볼배급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사실 정성민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V리그 사상 첫 리베로 1순위 선발이라는 기록을 세울 만큼 기대주였다. 그러나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으며 도약을 꿈꿨지만 2013년 ‘큰 산’ 여오현이 팀에 합류했다. 분명 많은 부분을 보고 배웠지만, 경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입대했고, 설 자리를 잃었다.
현대캐피탈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여오현이 여전히 리그 톱 리베로로 활약하고 있어 변화를 줄 수 없었다. 이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정성민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그렇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기회를 준 현대캐피탈에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등 떠밀려 이적했다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비시즌 동안 도약을 꿈꾸며 재활약에 매달렸다. 정종일 트레이너를 필두로 팀 트레이너가 모두 달려들었다. 정성민 역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월드를 통해 “정성민이 합류해서 몸무게를 4㎏이나 감량했다”며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귀띔했다.
정성민은 시즌이 끝난 후 4월28일 웨딩마치를 올린다.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옆을 지켜주면서 누구보다 큰 힘을 줬다. 정성민은 우승 반지로 결혼 선물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품었다. 그의 헌신이 대한항공의 정상 비행을 이끌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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