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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알리, 손흥민에게 소리친 진짜 이유[SW스토리]

입력 : 2018-04-02 06:47:00 수정 : 2018-04-02 06: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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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알리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면, 손흥민의 자신감이 떨어졌을 것이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손흥민에게 버럭 화를 냈다. 델레 알리 역시 손흥민을 향해 “짜증이 났다”고 전했다. 얼핏 보기엔 동료와의 불화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을 동료를 아끼는 훈훈한 마음이었다.

‘슈퍼소닉’ 손흥민(26·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치른 토트넘과 첼시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9분 교체 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제 몫을 다했다. 토트넘은 이날 에릭센의 환상적인 중거리포와 알리의 멀티골을 앞세워 난적 첼시를 3-1로 물리쳤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평가전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다시 토트넘에 합류해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날 첼시전에 나섰다.

피로가 쌓인 만큼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공격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후반 들어 왼쪽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이동한 뒤에는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를 시도하며 활력소 역할을 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팀의 3번째 득점 장면에서 나았다. 후반 21분엔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침투하자 에릭센이 원터치 패스로 공을 연결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매서운 돌파로 상대 골키퍼와 맞섰고, 이에 슈팅을 잇달아 시도했으나 선방에 막혔다. 골키퍼 카바예로가 막아낸 공은 재빠르게 알리가 차지하면서 재차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에릭센은 버럭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직후 인터넷판을 통해 ‘에릭센은 왜 3번째 골이 터진 후 손흥민에게 소리를 질렀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에릭센은 경기 후 “손흥민은 득점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농을 던졌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득점에 실패했을 경우, 손흥민이 패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면서 “다행히 알리가 마무리했고, 우리는 안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알리 역시 “(손흥민이 패스하지 않아) 조금은 짜증이 났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손흥민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알리는 문전으로 쇄도하고 있었고, 에릭 라멜라는 문전에서 패스를 기다렸다. 침투 패스를 하거나, 컷백 크로스를 했다면 더 좋은 득점 기회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에릭센과 알리는 손흥민과 절친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기사에서 에릭센의 멘트 앞에 joke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심각한 분위기에서 손흥민의 플레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표시했다. 또한 에릭센의 과도한 리엑션은 건설적인 비판이라고 명시했다.

에릭센과 알리가 동시에 손흥민의 플레이를 지적한 것은 바로 자신감 때문이다. 만약 이 장면에서 알리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않았다면 손흥민의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에릭센과 알리는 손흥민을 향해 한목소리로 good form, superb 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치켜세웠다. 이처럼 상승세의 손흥민이 앞으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들의 거침없지만 건설적인 비판과 우정에 주목하며, 토트넘이 28년 만에 스탬포드브릿지를 점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토트넘 공식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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