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이슈] 손흥민 ‘원톱 or 투톱 or 측면’… 끝나지 않을 고민

입력 : 2018-04-03 06:00:00 수정 : 2018-04-02 17:27:4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손흥민(26·토트넘)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진해진다. 설명조차 필요 없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이자 핵심이다. 그래서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 자리를 두고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토트넘의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끝난 첼시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9분까지 74분간 활약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탄성을 자아내는 왼발 중거리 슈팅과 쐐기골의 발판이 된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7점을 받았고,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평점 7.3을 받았다. 평균 이상의 평점이다. 득점 없이 유효 슈팅 3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지만, 그만큼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여 팀 경기 결과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뜻이다. 이날 원정 경기를 찾은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교체되는 순간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며 손흥민의 활약을 인정했다.

다만 이날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반전과 후반전의 임무가 달랐다. 손흥민은 전반전 최전방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측면으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2개의 포지션을 두고 전반과 후반전의 온도 차이는 컸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뛰면서 연계플레이에 집중하며 공격 2선의 활용도를 높였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아닌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다. 스리백으로 나선 첼시의 빡빡한 수비진 틈에서 패스 연결에 신경을 섰고, 특히 수비진을 페널티박스 라인 부근에 묶어뒀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중거리 슈팅 득점도 수비진이 깊숙이 박혀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 빡빡한 틈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강점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간 침투가 강점인 손흥민은 숨통 트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을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그러나 후반 측면으로 옮기면서 손흥민의 강점이 살아났다. 첼시의 윙백이 공격진으로 올라섰을 때 후방을 노리는 침투는 매서웠다. 공간이 생기자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살아났다. 팀 3번째 골도 손흥민의 공간 침투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패스를 하지 않아 에릭센과 델레 알리가 애교섞인 짜증을 내긴 했지만, 팀이 2-1로 앞서 있는 상황에서 공격수라면 누구나 욕심낼 법한 장면이었다.)

신 감독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한다. 최근 3월 평가전에서 드러났듯이 손흥민이 원톱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경우 고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팀에는 첼시전에서 연출된 에릭센의 원터치 패스와 같은 정확하고 감각적인 패스가 드물다. 역습 과정에서 빌드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역습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했다.

활동력이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짝을 이뤄 투톱 공격수로 나서면서 공격진 물꼬가 터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만큼 미드필더진이 얇아지면서 수비진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중원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손흥민-황희찬 투톱 라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평가전 직후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고 설명한 것도 손흥민과 황희찬 투톱 라인을 가동하면서 중원을 보강하는 전술로 1옵션을 결정한 모습이다.

그러나 고민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이날 토트넘 챌시전에서 드러났듯이 측면에서 활약할 때 손흥민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신 감독도 이 장면을 보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공간이 생겨야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살아난다. 이를 위해서는 측면에 제격이다.

신 감독은 5월 연습경기 전까지는 전술 1옵션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전술을 5~6월 4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신 감독이 손흥민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찾을까.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