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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손흥민-한광성 남북 단일팀?… 닥쳐서 이슈몰이 그만!

입력 : 2018-04-04 05:20:00 수정 : 2018-04-04 09: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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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축구단일팀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 손흥민(토트넘)의 출전이 확정적인 만큼 정치권의 이슈 몰이로는 최고의 카드이다. 북한 최고의 축구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민 호날두’ 한광성(칼리아리)도 축구팬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그래서 문제다. 아시안게임 개막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처럼 선수들의 유명세를 타고, 급하게 단일팀 구성을 구상한다는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스포츠를 활용한 정치권의 ‘이슈 몰이’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지난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대표팀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감동은 안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잡음과 혼선이 발생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치권은 이를 알면서도 또다시 단일팀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같은 과오를 반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평창올림픽 당시 정치권은 개막을 약 1개월 앞둔 시점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논의했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성적에서 자유로우니 단일팀을 구성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막말까지 남겼다. 세라 머리 아이스하키 감독은 입을 닫아야 했고, 대표팀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단일팀 구성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구기 종목은 팀 스포츠인 만큼 긴 준비 기간을 두고 계획적으로 구성을 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길게는 1년에서 적어도 5~6개월 전에 논의해 진행했다면, 그 과정에서 잡음도 줄일 수 있었고 더 큰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까지는 5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축구 종목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라는 변수가 있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핵심 멤버인 손흥민을 필두로 23세 이하 연령대인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전북현대·이상 22)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핵심이다. 월드컵이 6월 중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완전체를 이뤄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개월이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여유 있게 차출해줄 리 만무하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최근 김학범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며 새 출발을 알렸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이후 계약 지속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 그만큼 배수의 진을 치고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추진한다면 혼란은 가중될 수 있다.

당연히 정치권은 이러한 속 사정을 모른다. 이슈가 아니라면 스포츠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K리그 현장을 한 번이라도 찾았는지 되묻고 싶다. 결국 단일팀 추진은 스포츠를 이용한 정치권의 이슈 몰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포츠를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스포츠가 가진 진정한 힘이다. 그러나 이를 억지로 이용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현재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인솔하고 있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남북 축구단일팀 구성은 철저한 준비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옳다. 스포츠는 정치권이 이용하는 이슈 몰이 도구가 아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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