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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홈 텃세도 못 부리는 부끄러운 현실

입력 : 2018-04-04 09:25:46 수정 : 2018-04-04 09: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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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씁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한때 아시아의 맹호라 불리던 한국 축구, K리그는 더 이상 먹이사슬 최상위권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챔피언스리그(ACL)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제외한 3팀이 조별리그에서 고개를 숙였고 제주마저 16강에서 우라와(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참가 팀이 32개로 확대된 2009년 이후 K리그가 거둔 최저의 성적표다.

올해도 긍정적 기류는 아닌 듯하다. 이미 제주가 16강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다. 5경기를 치러 1승(4패)에 그쳤다. 그나마 3일 현재 전북이 조 1위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을 뿐, 울산 수원도 최종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언제부터 K리그가 16강 진출도 장담하기 힘든 수준이 된 걸까. 중국은 재벌들이 앞다퉈 축구클럽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고, 일본 역시 탁월한 마케팅으로 영국의 스포츠미디어 전문기업 퍼폼과 10년간 2000억엔(약 2조 2000억원)이란 거액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리그의 양질을 높이는 동안, 한국 축구는 투자 없는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전북만이 꾸준히 전력 보강에 힘쓸 뿐, 수원·서울 등 수도권 명문 클럽은 매년 줄어드는 구단 예산에 빅스타 영입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서울은 올해 ACL에 참가조차 못했다.

그 결과 K리그 팀들은 이제 홈에서조차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현재 ACL에 나선 K리그 4팀의 홈 성적표는 3승1무5패다. 승률이 5할도 되지 않는다. 전북이 2승, 울산이 1승(1패)을 챙겼고 수원(1무2패), 제주(2패)는 승리가 없다.

단순히 결과만 나쁜 것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수원은 부상자가 생기면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급히 훈련시켜 구멍난 포지션을 메우는 일이 잦아졌다. 스쿼드가 얇다는 얘기다. 제주는 지난 시즌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크게 보강해 리그에서 호성적을 냈지만, 단 1년 만에 투자가 뚝 끊겼다. 좋은 지도력을 보여준 조성환 감독과의 재계약을 늦추는 등 내부에서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의 현주소가 이렇다.

언제부터인가 K리그는 위기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붙고 있다. 이웃나라는 바삐 성장을 도모하는데 K리그만 퇴보하는 느낌이다. ACL 16강은커녕 홈 승리 장담조차 못하는 현실을 언제까지 바라봐야만 하는 걸까.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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