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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이승민, 한국남자프로골프 감격의 본선 진출 성공

입력 : 2018-04-20 18:36:19 수정 : 2018-04-20 18: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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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포천 배병만 선임기자] 2018년 4월 20일은 제38회 장애인의 날. 이날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인 제14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2라운드에서 뜻깊은 기록이 탄생했다.

자폐성 발달장애 3급 프로골프 선수인 이승민(21.하나금융지주)이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대유 몽베르컨트리클럽(파72. 7,076야드)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2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휘둘러 중간합계 1언더파로 당당히 본선에 진출했다. 컷 기준은 이븐파이며 한타차로 감격의 컷 통과를 이룬 셈이다.

한국남자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이 쟁쟁한 비장애인 프로골퍼들과 함께 기량을 겨뤄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이승민은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각각 기록했다.

이승민은 주위 사람이 본선진출에 성공했다는 말을 전해주자 “예선통과했는지 몰랐는데 너무 기쁘다. 초반에 잘 안풀렸는데 후반에 감이 좋았던 덕분에 무난하게 플레이를 마쳤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1라운드에서도 이븐파라는 무난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친 이승민은 경기후 어머니 박지애(52)씨와 함께 프레스룸에 와서 “예선을 통과해 마지막 날 18번홀 그린을 밟는 게 목표다”라고 밝혀 그의 소원은 일단 이뤄진 셈이다. 첫날에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쳤다.

이승민은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시드가 없어 이번 대회 주최 측의 추천으로 출전하고 있다. 2014년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이승민은 지난해 6월 KPGA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에서 4라운드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했었다.

지난해 2개 대회에서도 역시 추천 선수로 출전했으나 한번도 언더파를 치지 못한 채 모두 예선탈락했었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V1 오픈’ 첫째 날, 첫 번째 홀(파5. 10번홀)에서 샷 이글을 기록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겨울, 태국에서 40여일 동계훈련을 소화한 이승민은 현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승민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당시 워싱턴 주미대사관이던 아버지(이명렬.53, 현재는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의 일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닌 이승민은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으나 비장애인과의 단체활동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과 부상이 잦은 점 때문에 아이스하키를 접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없는 여름 시즌에 캠프를 통해 접한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승민은 곧바로 골프에 빠져 들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택했다.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씨는 “골프는 예민한 운동이라 승민이와 함께 경기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고 밝힌 뒤 “어떨 때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기억력이 좋아 코스를 잘 기억하고 바람도 곧잘 계산한다. 하지만 18홀을 돌면서 집중력이 떨어질까봐 늘 걱정한다.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라고 항상 얘기한다. 승민이는 골프 치는 게 즐거워 보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코치나 부모는 매 순간이 전쟁과도 같다.” 고 말했다.

이승민은 지난 2016년 ‘제네시스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 에서 ‘KPGA 해피프렌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PGA 해피프렌즈상’ 은 신체, 물리, 환경적 어려움 극복하고 노력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승민은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수상 계기가 됐다.

당시 이승민은 직접 수상 소감을 종이에 적어 수십 번 반복해서 보고 또 보면서 종이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준비해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승민은 5세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지만 골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인간승리를 보여주고 있다. 

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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