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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의 페어볼] 문득 든 생각, ‘치킨박스’… 그 팬은 어떤 기분일까

입력 : 2018-04-26 13:00:00 수정 : 2018-04-26 11: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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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이대호(36·롯데)에게 치킨박스 수모는 이제 잠깐의 기억일 뿐이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시즌 타율을 보자. 25일 현재 타율 0.400(95타수 38안타)에 이른다. 8홈런에 2루타 3개를 곁들였고 25타점 OPS 1.147이다. 득점권타율도 0.364. 타율 3위, 최다안타 1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공동 4위, OPS 4위 등 중요타격지표 대부분이 5걸 안에 들었다.

무서운 반전이다. 개막 직후만 해도 이대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SK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월 7경기에서 타율 0.214(28타수 6안타)에 그쳤다. 동시에 팀마저 부진해 개막 7연패에 빠졌고 사달이 났다. 31일 사직 NC전 패배 후 퇴근하는 이대호를 향해 어떤 이가 치킨박스를 던져 등에 맞췄다. 이대호는 멈칫하며 뒤돌아서 쳐다본 후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이 장면이 영상으로 회자하면서 팬 사이에서 논란도 일었다.

4년 총액 150억원에 친정으로 돌아와 첫 해 주장으로 정규시즌 3위를 이끈 간판스타지만 부진이 이어지고 팀이 연패에 빠지자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던 일화다.

결국 시간이 지나니 제 자리를 찾았다. 이튿날인 4월1일 NC전 1안타 1볼넷을 감각을 조율한 이대호는 조금씩 살아나더니 13일 KIA전 3안타 3타점 활약을 시작으로 대폭발했다. 최근 10경기는 타율이 0.610(41타수 25안타)에 이르고 7홈런에 20타점을 기록했다. 반등의 시작인 13일 KIA전부터 지난 25일 KT전까지 9경기에서 24안타를 몰아쳤고 KBO 통산 네 번째 9경기 연속 멀티히트까지 완성했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를 당시 9경기 연속홈런으로 ‘세계신기록 달성’이라는 야구에서는 이색적인 표현으로 박수를 받은 이대호다.

4월초 예열기간을 더해도 월간타율은 0.478(67타수 32안타)다. 치킨박스를 맞던 3월의 부진은 온데간데 없고 시즌 타율이 4할이 되는 대폭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지난 25일 KT전 승리로 겨우 꼴찌에서 탈출했다. 리그에서 가장 늦게 10승(15패) 고지를 밟았다. 물론 10위 삼성과 단 한게임차, 언제든 다시 바닥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 1위 두산과는 무려 8.5게임차다. 이제 25경기를 치른 일정을 감안하면 힘들었던 개막 후를 짐작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대호의 치킨박스’ 수모였다. 이대호는 흐름을 탔고 롯데도 슬슬 기세를 올리고 있다. 치킨박스를 던진 팬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덕분’이라는 얼토당토한 생각은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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