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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지방종 예후,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입력 : 2018-04-27 13:40:36 수정 : 2018-04-27 15: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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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배우 한예슬(36)의 지방종 의료사고 이후 예후가 어떻게 될지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대중들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배우가 큰 화상을 입은 만큼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후 제대로 회복될 수 있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건·흉터 복원성형 등 성형 부작용 치료에 매진해 온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 한예슬 씨의 환부에 대해 물었다. 사진으로 유추한 상황과 앞으로의 예후,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본다.

◆화상 원인, 의료용 전기소작기 ‘보비’

대다수 의사들은 이번 사고는 피부 두께를 예상치 못해 벌어진 것으로 봤다. 집도의도 한 인터뷰에서 전기소작기인 ‘보비’ 사용 시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보비는 모든 외과수술 전반에 널리 쓰이며 깊은 종양까지도 적용 가능하다. 다만 한예슬의 경우 피부에 가까운 표재성 지방종을 갖고 있었고, 보비의 강한 열에너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다수 의사들의 소견이다. 소작기 끝의 뜨거운 열이 피부에 접촉돼 3도화상 및 피부괴사로 이어졌다는 것.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은 “한예슬 씨의 종양위치는 옆구리 쪽으로 유추되는데 이 부위는 피부와 지방종 사이의 틈이 3~4㎜ 정도로 굉장히 좁았을 것”이라며 “만약 전기소작기인 보비 대신 수술용 가위로 피부와 종양 사이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박리했으면 어땠을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집도의는 평소 주로 쓰던 익숙한 보비를 택했을 것이고, ‘신경쓰면 괜찮을 것’으로 여겨 이를 활용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상처 크기는 3~4㎝, 치료 골든타임은 놓친 듯

국광식 이데아성형외과 원장은 우선 환부 자체가 5~8㎝로 보도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에서 말하는 5~8㎝라는 수치는 지방종 자체의 크기로 흉터 자체와 구분돼야 한다”며 “사진이 확대돼 있어 워낙 커 보이지만 실제 흉터 크기는 3~4㎝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 원장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한 씨가 공개한 사진에 찍혀 있는 의료용 테이프를 들었다. 동그란 흉터 아래의 일직선 절개 부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붙여 놓은 4개의 테이프는 3M의 스테리스트립으로 유추된다. 이는 한 개당 가로가 6㎜로 이를 기준으로 흉터 크기를 측정했을 때 3*4㎝라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

다만 치료 골든타임은 놓쳤다는 분석이다. 대다수 의사들도 이에 동의한다. 국광식 원장은 “상처가 있으면 3주 이내에 피부로 덮어야 빠르게 아문다”며 “이후엔 만성화돼 치료속도가 더뎌진다”고 설명했다. 또 “최초 수술일이 2일이었으니 26일 기준 3주가 넘어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아물 때까지 드레싱, 완전한 회복까지는 2년 정도

현재 한 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사진으로 봤을 때에는 감염 없이 상처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이미 괴사된 피부조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배 원장은 “한 씨가 두 번째로 올린 사진에 보이는 하얀 부분은 이미 괴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예측된다”며 “해당 사진에서 동그란 부위 속이 갑자기 드러난 것은 초기에 동그랗게 봉합했던 피부가 본래 피부와 잘 붙지 않아 제거한 게 아닐까 유추된다”고 말했다.

국 원장도 “현재 피부괴사 부위와 절개 부위 사이의 피부가 피판처럼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 해당 부위도 괴사돼 상처가 더 커질 우려가 있고, 추가수술 시 혈액순환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벌어진 상처치료가 목표가 돼야지 흉터는 2차문제”라고 강조했다.

◆흉터 최소화하려면 추가 수술 불가피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현재로서는 1차목표를 ‘상처치료’에 두고 이후 흉터를 최소화해야 하는 게 순서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남은 피부를 최대한 당겨 1차로 봉합하는 방식을 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처 끝 부위가 울 수 있어 절개창을 조금 더 길게 빼야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가로로 상처가 길어질 수는 있다.

피부확장수술이나 피부이식에 대해서는 모두 ‘굳이?’라는 반응이었다. 피부확장수술은 상처 밑에 풍선을 넣어 피부를 부풀려 늘린 뒤 이를 모아 봉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조직을 확장해도 예후가 깨끗하진 않을 것”이라며 “상처 크기도 3*4 안팎인 만큼 확장기까지 쓸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피부이식 역시 불필요한 치료옵션으로 봤다. 피부이식술을 시행하면 피부를 떼어내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부위에 상처가 나 결국 두 군데에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어떤 치료법을 쓰든 2년 정도 치료를 지속해야 가시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상처를 봉합하더라도 6개월은 지나야 흉터치료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의사들은 상처봉합 후 6개월~1년 사이에 흉터치료를 시작하면 2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광식 원장은 “이 과정에서 커다란 지방종 자체가 있던 자리엔 함몰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워낙 종양이 컸던 만큼 종양이 빠져나간 부위에 요철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지방이식수술로 함몰 부위를 채워주면 된다”고 말했다. 또 “이후 레이저, 줄기세포 치료 등을 병용하면 흉터가 많이 옅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료 가속도 높이려면 ‘줄기세포’ 도움될 수도

배원배 원장도 줄기세포 치료법에 긍정적이었다. 그는 흉터치료 이전에 상처치료 단계에서도 이를 활용한 치료가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상처 사이를 100% 봉합하지 않고 어느 정도 끌어서 내부에서 고정시켜 작게 만든 뒤, 자가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적용하면 상처가 아무는 데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것.

줄기세포는 개체를 구성하는 세포나 조직이 되기 위한 근간세포다. 재생능력과 분화능력을 갖춰 상처가 아무는 ‘힐링 프로세스’ 과정에 이를 투여하면 효과적이라는 게 배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를 활용한 치료법은 필러시술 후 괴사된 부위, 화상 회복 등에 쓰이고 있다.

배 원장은 “줄기세포에는 세포조직의 수와 중량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단백질성의 생리활성물질인 성장인자들이 분비돼 피부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때 콜라겐이 형성되고, 피부 위 상피세포가 자라는 속도가 좀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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