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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데자뷰’ 이천희 “너무 행복한데 악역 할 수 있을까 고민”

입력 : 2018-05-30 09:37:36 수정 : 2018-05-30 09: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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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배진환 기자]

배우 이천희는 얼굴에서 드러나는 표정만큼이나 선한 사람이다. 천성이 선하다보니 악랄한 역할에 대해서는 스스로 늘 미흡한 느낌을 갖는다. 이번에 영화 ‘데자뷰’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지금 너무 행복한 내가 악역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다.

이천희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데자뷰’로 2015년 ‘돌연변이’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비쳐오면서도 영화는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이번 영화 ‘데자뷰’(고경민 감독)는 차로 사람을 죽인 후, 공포스러운 환각을 겪게 된 여자가 견디다 못해 경찰에 찾아가지만 사고가 실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스릴러다. 이천희는 ‘데자뷰’에서 환각에 빠진 신지민(남규리)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형사 차인태를 연기했다. 영화 후반부 스토리를 주도한 이천희는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과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다. 스포츠월드가 영화 개봉을 앞둔 이천희를 만났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시나리오 자체는 스릴러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나로서는 스릴러 장르가 처음인데 내용이 뻔한 것 같지 않아서 찍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먼저 ‘바비’(2012년)라는 작품에서 조카를 괴롭히는 삼촌 역할을 했던 생각이 났다. 악역이란 캐릭터에 부딪힐 때마다 힘들 때가 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족들과 함께) 너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악역을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감독님께 그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그런 걸 고민하는 현재 너의 눈빛이 차인태 역할에 꼭 필요하다”고 해서 용기를 얻었다.”

-천성이 선한가보다.

“솔직히 (악역을 하면서) 나는 괴롭힌다고 했는데, 보는 사람들은 ‘뭐야 저거보다 더 잔인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의견을 남긴다. 그래서 ‘내 안에 악마가 크지 않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이런 연기를 하면서 죽을 것 같은데, 강도가 세지 않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더라. 실제로 영화 ‘남영동 1895’에서도 나는 강하게 한다고 했는데 이경영 선배님이 고문하는 모습보면서 깜짝 놀랐다.”

-가족사랑이 뛰어난 것 같다. 가족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나.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이 작품을 할까말까 결정할 정도까진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커서 내 작품을 봤을 때 ‘아빠가 이 작품 안에서 빛이 났어’ 이런 말을 듣고 싶다. 나중에 자랑스러운 배우, 아빠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내(배우 전혜진)가 드라마에서 그렇게 나오면 기분이 정말 좋더라.”

-연기자 아내가 영화 촬영에 큰 도움이 되나.

“작품을 찍으면서는 응원만하지 이렇다저렇다 이야기를 잘 안한다. 나도 혜진씨가 작품하면 세세하게 이야기 하는 게 쉽지 않더라. 연기라는 게 정답이 없다. ‘이 장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이런 이야기를 아내에게 하면 누구보다 잘 조언을 해주고 응원해준다. 어떻게보면 유일한 내 편인거 같기도 하다.”

-영화는 3년 만이었는데.

“배우는 작품을 안할 때 조바심을 느낀다. 중간에 한 달만 쉬어도 조바심이 난다. 그런데 나는 나름대로는 그런 것들이 익숙해졌다. 20대땐 한 달만 쉬어도 다시 작품이 안들어오는 거 아닌가 조바심을 했는데 30대를 넘어서니 그렇지 안더라. 작품을 하지 않는 시간이 더 많은데, 배우가 그런 거지, 또 좋은 작품 오겠지, 좋은 작품오면 열심히 하면되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동안 하고 싶어도 못한 작품도 있고 들어왔는데 고사한 적도 있다. 운이 안 맞은 거다.”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봤나.

“영화 작업이란 게 드라마와는 다르게 깊이 있게 볼 수 있고 현장도 재미난다. 개봉을 앞두고는 사람들 앞에 처음 선 보이는게 긴장되고 설레고 그렇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걸 이 정도 예산 가지고 찍을 수 있을까. 더 풍족했으면 좋겠다. 제대로 만들면 근사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산이란게 있었고 시간이란 게 있었다.”

-이천희의 가구 회사가 깜짝 실검 1위가 되기도 했다.

“2013년에 가구 브랜드 하이브로우를 론칭해 5년 동안 꾸준하게 회사를 유지했다. 예약이 폭주라고 한다. 하하. 그런데 우리 회사가 사실 막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고 이렇게 많은 관심이 한 번에 쏟아지다보니 정신없이 준비해야한다. 오늘도 영화 얘기를 하려고 온 건데 가구 얘기가 나와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정말 내가 오랫동안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천희의 10년 후를 그려본다면.

“딱히 헐리우드에 가 있겠지, 이런 건 아닐거다. 아마 지게차 운전? 하하. 군대 있을 때 지게차 면허를 땄다. 그게 있으면 유격 훈련을 빼준다고 하더라. 농담이고, 10년 뒤에도 지금과 똑같을 것 같다. 작품하면서, 공방일도 하면서, 재미난 것을 하는 그런 배우일 것이다.”

jbae@sportsworldi.com
사진=스톰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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