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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독전' 이해영 감독 "상업영화 감독으로 믿음 주고 싶다"

입력 : 2018-06-16 15:01:22 수정 : 2018-06-16 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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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할리우드 거대 자본 속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단 평을 듣고 있는 작품이 있다. 영화 ‘독전’이 그 주인공.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데드풀2’ 등 유독 팬층이 두터운 영화들이 쏟아져나온 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독전’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으로 이어지는 할리우드 신작 공세 속에서도 500만 관객 돌파를 향해 전력질주 중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내 관객의 큰 사랑에 힘입어 현재 제작사 용필름은 ‘독전:캐릭터 확장판’이라는 제목으로 극장 개봉 혹은 IPTV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확장판의 경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염두에 둔 보다 강렬한 장면들이 추가된 터. 현 15세 관람가에서 ‘청불’ 등급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폰을 잡은 이해영 감독과 만났다. 감독의 입으로 들어보는 ‘독전’은 어떤 영화일까.

-할리우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는 가운데 흥행 순항중이다.

“개봉 첫날 밤 차승원 배우가 전화를 하더라. ‘몇 만 관객이 들었어?’라며 좋아하시더라. ‘되게 좋은 날이다. 감사한 날이다’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고, 많은 사람들과 이 감정을 나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케 됐다.”

-42일만에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뿌듯할 것 같은데.

“사실 영화가 공개되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나. ‘독전’에 대한 반응들을 꼼꼼히 보면서 기뻐하고 반성하며 이 모든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나 성취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도 보인다. ‘독전’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저에게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던 작품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영화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선한 누아르라는 평이 많다.

“다행이다. 이런 장르물엔 확고하게 지켜야 할 공식이 존재한다. 그런 구조들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스스로 영화적 재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들 사이에 수위조절을 했다. 범죄액션물이지만 속마음으론 ‘캐릭터무비’로 불려지길 원했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배우 얘기를 먼저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미술, 배경음악 등보다 캐릭터가 빛났다는 걸로 거론되는 영화였으면 한다.”
-고 김주혁의 연기가 압도적이었다.

“‘공조’가 완성되기 전, ‘독전’ 캐스팅을 제안했다. 그 전까진 악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준 적 없었기에 그의 강렬한 눈빛이 확 펼쳐지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그러다 ‘공조’를 봤는데 악역을 너무 잘해ㄴ냈더라. 그래서 걱정이 됐다. 내가 그 이상으로 연출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들더라. 정작 김주혁은 여유로웠다. 오히려 제작 준비단계에 사무실로 나와 캐스팅 조합이나 전체 그림을 봐주면서 여러 질문을 던지더라. 그리곤 ‘어떻게 연기할 거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그냥 하면 될 것 같다’고만 답했다. 사실 첫 촬영하기 전까진 어떻게 연기할 지 너무나도 궁금했는데, 카메라가 도는 순간 나를 비롯한 모두가 김주혁에게 압도됐다. 조진웅은 그때 공기가 어땠는지도 굉장히 자세하게 기억할 정도였다. 김주혁은 그 정도로 감독인 내게 많은 질문을 남겼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줬다. 그로 인해 거대한 프레임이 달라진 느낌이다.

-차승원은 자신의 주특기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가 연기한 브라이언이 등장인물 중 배우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다. 감독으로서도 가장 자유롭게 놔둔 캐릭터였다. 차승원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로 즉석 연기를 펼쳤는데, 그게 영화 속 캐릭터로 대부분 반영됐다. 백지 같은 캐릭터가 차승원을 만나 브라이언으로 재탄생 한거다.”
-‘독전’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톡톡 튄다.

“‘독전’을 조금은 다른, 새롭고 독특한 영화로 만들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결국 캐릭터다. 저마다 강렬한 개성을 지니고 있고, 그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 그것을 완성시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큰 힘이다. 우리 영화를 보면서 ‘저 배우가 저런 면이 있었어?’ ‘이런 연기도 하네’ ‘저 캐릭터 재미있다’ 등등의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갔으면 좋겠다.”

-바라는 관객수가 있다면.

“돈이 많이 들어간(113억) 영화다. 제 영화 인생 중 가장 큰 예산으로 만든 영화다. 투자하신 모든 분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나라는 사람은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내가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조금은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어떤 면에서는 조금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기 위해 증명해내야 할 순간이 꼭 필요하다면 그것이 ‘독전’이길 바란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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