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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끄라시바 월드컵] 장현수는 그렇게 수비수를 끌어 안았다

입력 : 2018-06-22 06:00:00 수정 : 2018-06-22 09: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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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권영준 기자] 스웨덴전, 시작 휘슬이 울리기 직전 11명의 태극전사가 둥그렇게 둘러 모였다. 서로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한 선수가 3명의 선수를 따로 불러모았다. 박주호(울산), 이용(전북), 김영권(광저우 헝다)이다. 이들을 불러 모은 이는 중앙 수비수 장현수(FC도쿄)였다. 장현수는 포백 수비진을 불러 모아 서로를 격려했고 김영권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스웨덴전에 걸었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장현수가 비난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렀고 0-1로 패했다. 일부 팬은 장현수를 패배의 원인이라고 규정하고, 갖은 비난과 조롱을 퍼붓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는 24일 자정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 출전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장현수의 공백은 크다. 경기를 리딩하고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부분에서 장현수를 따라올 수비수가 없다. 장현수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름에도 대표팀 수비진을 지키는 이유다.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장현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템포 빠른 공격을 수비진 리딩 없이 막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웨덴전에서도 그랬다. 장현수의 리더십은 대표팀 수비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스포츠월드가 포착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단 전원이 동그랗게 둘러 어깨를 감싸고 파이팅을 외쳤다. 이후 장현수는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하는 박주호와 이용, 김영권을 불러 모았다. 그렇게 서로 감싸 안으며 스웨덴 공격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다짐했다.

특히 장현수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김영권과 깊은 포옹을 나누며 의지를 불살랐다. 김영권은 “장현수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후배지만, 좋은 능력을 가진 수비수다. 옆에서 많이 의지하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전 김영권의 활약은 장현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능력을 외면한 채 장현수를 그저 비난의 타깃으로 설정하고 인신 공격을 퍼붓고 있다.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직전의 플레이를 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Clearances completed’라고 기록했다. 위협 상황을 벗어나는 수비를 했다는 뜻이다. FIFA가 기록지 상으로 인정한 수비를 일부 팬들은 ‘패스 미스’로 규정해 온갖 비난을 퍼붓고 있다.

우리는 장현수를 한 번이라도 믿어본 적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월드컵을 향하는 과정에서 장현수는 매번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었다. 그래도 한국 축구를 위해 꿋꿋하게 달려왔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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