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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곰'같은 스웨덴, 한국 축구의 '롤모델' 아닐까

입력 : 2018-07-05 07:27:00 수정 : 2018-07-05 04: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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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곰처럼 미련하게 한 우물만 팠다. 그렇게 깊이를 만들었고 그 깊이가 색깔을 만들었다. 그 색깔은 경쟁력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한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레나에서 치른 스위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1994년 미국월드컵(당시 3위) 이후 24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스웨덴의 8강 진출은 사실 ‘이변’이다. 스웨덴은 애초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힘겨웠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네달란드, 불가리아, 이탈라아를 차례로 꺾고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본선 무대도 쉽지 않았다. 한국, 멕시코, 독일과 함께 F조에 속했다. 여론은 독일과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점쳤고, 스웨덴과 한국이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조차도 유력한 1승의 제물로 스웨덴을 설정했고, 준비 과정에서 모든 것을 스웨덴전에 맞췄다.

결과론적이지만 전문가도, 한국 축구대표팀도 판단 착오를 했다. 스웨덴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16강전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8강까지 오른 것이다. 스웨덴은 8강에서 잉글랜드와 맞대결을 펼친다.

스웨덴인 이처럼 강점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색깔’이다. 스웨덴 유럽 최종예선부터 월드컵 본선까지 4-4-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한결같은 전술을 활용했다. 장신 수비수를 중심에 두고 강력한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한 뒤 역습을 통해 상대를 압박한다. 뻔히 드러난 전술이지만 그 전술을 너무 단단해 쉽게 깨지 못한다. 그만큼 조직력이 강하다. 한 우물만 판 결과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 복귀 의사를 밝히자 “No”를 외쳤다.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것보다 조직력이 우선이라는 소신이었다.

스웨덴의 행보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트릭’의 덫에 빠졌다. 대표팀 중심을 잡아줄 베스트 11은 존재하지 않았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다른 전술에 다른 전략을 들고 나섰다. 변화 무쌍은 때론 약이 되기도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은듯 스스로 경기력을 망치기도 한다. 스웨덴, 멕시코전이 그랬다.

이유는 명확하다. 부상자 속출에 따른 전력 약화로 경기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회를 치렀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권창훈(디종), 김민재 김진수(전북) 등 핵심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면서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장현수(FC도쿄) 등 주요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다.

부상자에 따른 전력 기복과 소수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성향은 대부분 약팀에서 드러난다. 평균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스웨덴처럼 색깔이 필요하다. 팀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명확한 전술 하나에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그 전술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축구를 지양하고, 시스템에 따라 돌아가는 팀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이 자리를 잡은 이후 개개인의 창의력을 가미하는 것이 강팀으로 향하는 길이다.

즐라탄 없이 월드컵 무대의 도전장을 내민 스웨덴이 성공적인 월드컵을 치를 수 있었던 이유는 곱씹어 봐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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