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팩트이자 한국 축구가 처한 차가운 현실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성인(A)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꺾는 이변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선수단의 투지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 축구의 정체 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게 일어났고 대한축구협회도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협회는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신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의 ‘철학’을 세웠고 이에 따라 이 철학을 관철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판곤 위원장이 내세운 철학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이며 그라운드에서 시공간을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게 골자다. 쉽게 설명하면 세계 무대에서 수비 중심의 축구는 불가피하지만, 그 안에서 역동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 철학을 바탕으로 협회 감독 후보군 포트폴리오에서 10명 안팎의 지도자를 선별해 접촉에 돌입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 역시 후보군 중 한 명이며 외신을 통해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과도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9월 A매치부터는 차기 감독이 지휘하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감독 선임은 협회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을 통해 협회 행정력이 도마에 올랐고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A대표팀부터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대표팀을 이끌, 철학에 맞는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즉 A급 감독 선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 깊게 고민하고 신중해야 한다. 이름값이 떨어져도 한국 축구의 철학을 관철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처럼 이름값도 떨어지고, 철학도 불분명한 지도자를 영입하면 4년이 힘겨워진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