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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노선영 진실공방 재점화… 한국 빙상계의 슬픈 현실

입력 : 2019-01-11 15:38:10 수정 : 2019-01-11 15: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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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만 신경 썼다.” “특혜 없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큰 논란을 낳았던 종목은 역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팀 추월 경기였다. 당시 노선영(30), 김보름(26), 김지우로 구성된 대표팀은 8개 팀 중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정작 관심이 쏠린 것은 저조한 성적이 아닌 경기 내용이었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놓고 마지막 주자였던 노선영은 체력적 한계로 조금씩 뒤처졌다. 팀 추월은 마지막 주자의 결승선 통과로 최종기록이 집계되는 만큼, 선두그룹은 속도를 마지막 주자에 맞춰야 했는데 선두 김보름과 두 번째 주자 김지우는 자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장면이었다. 팀플레이 결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주자였던 노선영을 비웃는 듯한 모습으로 더욱 큰 비난 여론과 마주했다.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말을 아껴왔던 노선영은 지난해 3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연맹이 팀 추월 경기를 벌이는 경기로 여기면서 논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훈련 및 지원 등 모든 면에서 메달권 선수들보다 차별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방송에선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팀 추월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특정 선수들은 훈련 특혜를 받았다”는 대회 전 인터뷰의 응어리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경기 당일에야 자신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전략을 처음으로 택했던 배경 역시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평창 대회 이후 1년여가 지난 시점 그동안 ‘가해자’로 지목돼 왔던 김보름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2010년 선수촌 입촌 이후부터 계속됐던 노선영의 괴롭힘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평창에서의 전략도 사전에 합을 맞춰왔던 전략임을 강조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지시대로 훈련을 진행하면, 오히려 고성과 욕설을 통해 훈련을 방해했다. 라커룸은 물론 숙소에서도 따로 불러 폭언을 해왔다. 일반적인 견제를 넘어선 선수촌에서의 괴롭힘 때문에 기량 발전이 어려웠다”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특혜 훈련 논란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보름은 “훈련 계획표대로 태릉에서 훈련을 해왔다. 훈련을 같이하지 않았던 기간은 단 5일뿐인데, 노선영이 태릉에서 열렸던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기간이었다. 올림픽이 다가와 훈련을 쉴 수 없었기에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훈련에 나섰고 대회 이후엔 다시 합류해 계속 훈련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노선영을 마지막 주자로 두는 전략도 평창에서 처음 구사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김보름은 “해당 전략은 2017년 역시 평창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사용했던 전략이고,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는 같은 전략으로 은메달까지 땄다”라고 밝혔다. 성과가 있었던 전략이라 충분히 올림픽에서도 구사해 볼 법한 전략이라는 것. 2018년에 이어 2019년 두 선수 간의 두 번째 진실공방이 시작됐다.

 

두 선수 간의 진실공방이 해를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러나 누구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표팀 내 불화가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대표팀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와 성폭행을 당해왔다고 폭로한 여자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에 이어 선후배 갈등이 극에 달한 스피드스케이팅까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곪은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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