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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개인전 여는 서양화가 한오 “나를 채운 후 화폭을 채웠다”

입력 : 2009-03-23 21:13:35 수정 : 2009-03-23 21: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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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미협 이사장 도전 실패후 화단 떠나
‘사업외도’후 복귀… 26일부터 박영덕 화랑
16년 만에 기운 생동하는 작품을 들고 화단에 복귀한 서양화가 한오.
“16년 만의 개인전 맞거든요.”

30대 젊은 시절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에 출마해 ‘미술판의 개혁’을 시도했다면 이 작가는 분명 남다른 능력과 끼가 있을 터. 이런 작가가 16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이는 분명 호기심 대상이다.

오랜 세월 떨치고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있을 전시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한 서양화가 한오(예명)는, 여러 면에서 미술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옆에서 본 그의 첫인상은 분명 30대 후반 아니면 40대 초반의 건강한 남성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가 예상을 뛰어넘어 50줄을 넘어선 나이라니 모두 경탄할 수밖에. 
Representing, 194x259cm. 캔버스에 유화, 2009

두번째는 시간이 갈수록 터져 나오는 ‘미술’ 외 전문지식. 그는 말들을 꾹꾹 누르려 애썼지만 그의 입에선 ‘대체의학’ ‘음양오행’ ‘의식과 무의식’ ‘기운생동’ ‘에너지’라는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그가 창작활동 외에 남다른 삶을 지내 왔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들이다.

미협 이사장이라는 ‘넘보지 못할’ 자리에 접근하려다 소중히 여겨온 ‘순수’가 상처를 입자 그는 그 후 ‘잠적 아닌 잠적’ ‘외도 아닌 외도’를 하게 된다.

“16년간 외국 나가서 살고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이것저것 하며 살았죠.”

그는 “내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건 살아오는 동안 잊지 않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에너지가 차올라 몸과 마음이 부끄럽지 않을 수준이 되었다고 판단돼 전시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난치성 병에 걸렸다. 그는 스스로 터득한 온갖 ‘비법’을 동원해 병마를 물리쳤다. 이제는 오히려 남들의 웬만한 병을 봐줄 정도다. ‘특이능력’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선인들의 지혜와 그속에 숨겨진 행간을 읽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사군자를 치듯 붓으로 화폭을 쳐서 화면을 채운다. 덧칠한 유화를 칼로 긁어내 형체를 표현한 그의 회화에선 독특한 색감과 촉각적 질감이 응결돼 있다. 울창한 숲을 그린 ‘Representing’ 그림에선 피톤치드 발산하는 삼림욕장에 들어선 듯한 상쾌함이 와닿는다. 
Representing, 91x116cm. 캔버스에 유화, 2009
사진제공=박영덕화랑

음양오행 이론가이기도 한 그는 “머리로만 그려선 기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내 그림 앞에선 기운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의 젊음은 대체의학과 기운생동하는 회화작업의 상승작용 결과는 아닐까.

현재 안전결제 솔루션 공급업체인 PGSK 대표로 있는 그는 “작가는 일반인에 비해 창의력과 상상력이 뛰어나다”며 “3년 전 IPTV를 보며 상품을 클릭해 사다가 신세계가 열리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게 후불결제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에겐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치유행위였다”며 “아픈 사람들과 함께하는 치유전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3월26일부터 4월4일까지 (02)544-8481

글·사진 스포츠월드 강민영 전문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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