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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동물들 가격은 얼마나 될까?

입력 : 2010-04-12 16:13:58 수정 : 2010-04-12 16: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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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8천만·사자 500만원?… 동물은 매매대상 될 수 없다
"아빠, 나 기린 사줘∼" 에버랜드에 새로 생겼다는 초식 사파리에서 기린 먹이를 주던 일곱 살 짜리 아들이 던진 말에 회사원 정준오씨(가명)는 난감했다. "음∼기린은 비싸서 아빠가 못 사줘."라고 대답했다. "기린이 얼마에요?" 그 다음 질문 역시 어렵다. "그럼, 코끼리는? 북극곰은? 팽귄은?" 계속 이어지는 질문 공세를 피하려다 아빠는 끝내 무책임한 말을 하고 말았다. "엄마한테 물어봐".

동물원에는 올챙이부터 북극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있고 그 희귀성에 따라서 가격은 비례한다. 에버랜드에 있는 기린은 약 8000만 원. ‘북극의 눈물’ 주연 배우 북극곰은 3억 원이 넘고 유인원 중 가장 지능이 높다는 오랑우탄 역시 비슷한 몸값을 자랑한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의 동족들은 대략 2억 원선에서 가격이 매겨 진다. 반면 최근 개체수가 비교적 많아진 사자, 호랑이 등은 500만 원∼1000만 원 정도로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것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있는 로랜드 고릴라다. 현재 로랜드 고릴라는 10억 원 정도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재두루미, 황새 등 희귀 조류의 가격 역시 1억 원을 넘어선다.

한화 63 시티에서 운영하는 63 씨월드에도 ’귀하신 몸’들은 즐비하다. 임금 펭귄은 그 이름 만큼 가격도 비싸다. 추정가는 5000만 원 이상. 워낙 희귀종이라 63씨월드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임금 펭귄은 목덜미 부분의 노란색 띠가 검정과 흰색의 몸체와 어우러져 펭귄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펭귄으로 꼽힌다. ‘군기 잡는 물개 쇼’의 주인공 캘리포니아 물개 역시 지능이 높아 3500만 원을 호가한다. 물고기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어 피라루크가 1000만 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한다.

’아마존의 제왕’이라 불리 정도로 큰 피라루크는 뿌리 깊은 혈통을 지닌 고대어. 신생대의 화석에서도 피라루크의 화석이 종종 발견될 정도다. 전체적으로 옅은 녹색과 붉은색이 오묘하게 조화된 몸에 붉은빛의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별명에 걸맞게 고풍스럽고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낸다.

동물들의 가격은 보통 멸종 위험 정도와 지능에 따라 가치가 산정된다. 개체수와 멸종될 위험도에 따라 정해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라는 것이 있는데 어느 정도 멸종 위기에 처했느냐에 따라 야생 동·식물에 대한 무역거래 규제 방침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멸종 위험의 정도에 따라 CITES Ⅰ, CITES Ⅱ, CITES Ⅲ 등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해당 동물의 가치가 올라간다. 거기다 보험료, 운송비용, 거래를 성사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가격은 천정 부지로 뛴다.

그렇다면, 강남에 있는 아파트 한 채 팔아서 북극곰을 사는 것이 가능할까? 아쉽지만 불가능하다. 대형 동물원에서도 현금으로 동물을 매매하는 모든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국제동물원수족관협회(WAZA) 회원 간 교류를 통해 회원사끼리 동물을 교환하거나 입양하는 것만이 가능할 뿐이다.

북극곰이나 로랜드 고릴라, 임금 펭귄 같은 극 희귀종은 번식이 어렵기 때문에 교환이나 입양 역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북극곰과 로랜드 고릴라의 몸값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실제로 100억을 줘도 도입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희귀동물은 까다로운 사육조건을 만족시켜야 ‘모셔 올’수 있다. 엄선된 먹이와 온도, 습도 등이 완벽하게 맞춰진 생활 공간, 전용 수영장 등이 주어지고 전담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15번째 임신으로 화제가 된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같은 효녀도 있지만 63시티의 펭귄들은 사육사들이 알을 인공부화시키는 등 어려운 과정을 통해 번식을 한다.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아기 북극곰 크누트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된 것은 어미가 새끼를 죽이는 것을 사육사들이 발견해 막았기 때문이다. 희귀 동물들을 멸종 위기에서 지켜 내는 것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동물원 관계자들의 사명이 된 것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야생동물 서식지 외 보존기관’으로 지정된 에버랜드의 경우 1994년에 월악산에 멸종위기 동물인 ’산양’을 3쌍을 방사했고 철원에는 재두루미를 풀어 주는 등 자연으로 동물을 되돌려 주기 위한 노력을 한다. 또한, 야생동물보호기금을 모아 케냐 대사관에 전달하는 등 희귀동물 서식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물원에서 아이들이 북극곰을 사달라고 조른다면 해결책으로 언뜻 생각나는 방법은 기념품 판매점에 있는 북극곰 인형을 안겨 주는 것이다. 더 가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북극곰을 후원하는 단체 ’북극곰 인터내셔널(http://www.polarbearsinternational.org/)’등을 통해 북극곰에게 먹이를 주면 된다. 또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일상의 작은 노력이 멸종 위기 동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것도 좋다.

글, 사진 스포츠월드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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