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웃음은 모두 내가 담당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고파

“아니에요. 주인공은 가족들이죠. 그 전에 시리즈에서 보여드렸던 감초 연기에서 벗어나긴 했어요. 사실 종면이라는 인물이 제작사 대표이시자 이번 영화 감독을 맡으신 정태원 사장님이 실제 인물을 모델로 했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애착을 갖고 계세요. 평상시에도 제게 전화를 거시면 종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시기도 해요. 어쨌든 감독님이 애착을 갖고 계신 인물이다 보니 비중이 늘어난 것 같아요.”
이번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은 조폭 활동을 접고 정상적인 사업을 수행하던 홍씨 가문이 드디어 출국 금지가 풀리면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가문’ 시리즈를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임형준 등 기존 캐릭터와 함께 해온 정준하 외에 새롭게 현영, 정웅인, 김지우 등이 합류했다. 영화의 주요 줄거리인 해외 여행은 종면이 시작하고 홍씨 가문의 일원은 이 여행에서 수난을 겪게 된다. 이 또한 종면 때문이다. 결국 종면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가에서 고정 출연진이면서 드라마 출연도 이어가고 있는 정준하다. 80% 이상을 일본에서 촬영한 영화 출연 결정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정준하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자신의 캐릭터에 걸맞은 연기력을 극대화시켰다. 영화의 웃음은 모두 정준하가 담당했을 정도라는 게 영화 관계자의 귀띔이다. 정준하는 그렇게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연기자로서의 정체성도 남달랐다. 예능보다는 연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 보였다.
“‘무한도전’ 멤버들만 해도 음악인, 개그맨, 방송인 등 다 잘하는 분야가 다르잖아요. 특히 이 분들이 펼치는 즉흥적인 예능감을 보면 정말 천재적이라는 감탄을 할 때가 많아요. 전 그런 부분은 약해요. 그래서 저는 뒤지지 않기 위해 연기에 더욱 힘을 쓰고 있어요. 사실 MBC 출신이라서 그런 지 이 곳 개그맨들은 연기가 강한 것 같아요. 저도 연기 짜는 것을 위주로 배워왔어요. 그러면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해서 저만의 연기력을 키워왔어요. 언제나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특히 고정된 저의 이미지에서 다른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해요. 앞으로도 연기는 제 고유의 영역이 될 거예요.”
어찌보면 정준하는 슬픔과 익살맞음을 동시에 지닌 얼굴의 소유자다. 남다른 감동을 뽑아낼 수 있는 캐릭터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준하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을 갖고 있는 연기자다. 앞으로 누군가 그 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만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정준하는 이번 작품의 흥행을 기원하면서 영화를 보고 마음을 열고 실컷 웃다가시라고 당부했다. 자신보다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큰 정준하는 그런 연기자였다.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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