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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헤드윅' 공연중 조승우에게 눈도장 제대로 찍는 방법, 궁금해요?

입력 : 2013-07-07 16:20:11 수정 : 2016-04-11 16: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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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들어와 이 언니야! 왜 늦고 난리야”

공연중 들어온 ‘지각생 관객’을 향해 조승우가 앙칼진 한 마디를 던졌다. 덕분에 공연장은 웃음만발. 1층 객석에서 몰래 우유를 마시던 관객에게는 “혼자 마시니까 좋아? 괜찮아. 눈치보지 말고 지금 빨리 다 마셔!”라고 옆자리 관객이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속시원하게 해주기까지 한다.

조승우가 뮤지컬 배우로 돌아왔다. 2005년 초연과 2006~2007년 시즌3 이후 무려 6년만에 돌아온 ‘헤드윅’ 무대다. 귀를 울리는 강렬한 록 음악과 함께 등장한 그의 모습에 객석은 그야말로 ‘들썩들썩’. 짙은 눈화장에 볼록 나온 가슴, 요염한 춤사위에 짧은 핫팬츠까지. 우리가 알던 점잖은 조승우는 없다. 요리보고 조리봐도 트렌스젠더 록가수 ‘조드윅(조승우+헤드윅)’만 있을 뿐이다.

뮤지컬 ‘헤드윅’은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이 그의 남편 이츠학, 록 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 펼치는 콘서트 형식의 작품. 여자아이 같은 소심한 소년 헤드윅은 미군 병사 루터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완벽한 여성이 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 실패로 여성의 그것 대신 정체불명의 살덩어리 1인치를 몸에 남기게 된다. 왜 헤드윅이 ‘실패한’ 트랜스젠더인지, 원제목 ‘헤드윅 앤드 더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에서 말하는 열 받은 1인치의 사연이 무엇인지를 이 뮤지컬은 설명한다.

화끈한 제목만큼 화끈한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조승우는 1층 통로 쪽 객석을 누비며 서너명의 무릎 위에 벌러덩 눕기도 하고 남성 관객의 팔걸이에 올라가 걸그룹 뺨치는 ‘털기’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화려한 의상만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뮤지컬 넘버들도 ‘헤드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소다. 2012 MBC 연기대상다운 연기력과 ‘지킬 앤 하이드’ ‘닥터 지바고’ 등을 통해 입증된 가창력까지, 조승우는 연륜이 느껴지는 탁월한 무대를 만들어 냈다.

모놀로그 스타일의 이번 작품은 유난히 많은 대사와 노래를 자랑한다. 혼자 이끌어 나가는 무대가 벅찰만도 한데 객석 상황을 보고 여유 있게 애드리브까지 친다. 이것이 6년만에 만나게 된 원조 ‘조드윅’의 위엄이다. 하지만 조승우에게 눈도장을 찍겠다고 관람매너에서 벗어나진 말자. 1분 1초도 조승우에게서 눈을 떼기 아깝다.

한편, 조승우 외에도 송창의, 손승원이 캐스팅 돼 각기 다른 헤드윅을 연기한다. 지난 6월8일 막을 올려 오는 9월8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쇼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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