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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플레이] 역시 롤랑 조페 감독!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엔 감동이

입력 : 2013-11-27 14:46:26 수정 : 2013-11-27 14: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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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랜만에 감동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새롭게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 나왔다.

영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은 롤랑 조페 감독의 신작 영화다. 1980년대 ‘킬링 필드’ ‘미션’ 등의 수작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롤랑 조페 감독이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이 영화는 실존했던 천주교 성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와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스페인 출신의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는 성직자치단체 오푸스 데이의 창설자이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기독교 세계의 위대한 증거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성인이 된 성직자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은 호세마리아 신부의 마지막 순간을 시간의 멈춤 속에서 표현해내는 장면이다. 영화의 배경은 스페인 내전. 1930년대 선거로 뽑힌 좌파 정부에 대항해 프랑코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스페인은 내전에 휩싸인다. 여기에 두 사람이 등장한다. 둘 다 부유하게 태어났던 호세마리아와 마놀로. 하지만 호세마리아의 집안이 망하면서 마놀로와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호세마리아는 신의 계시를 받고 사제의 길을 걷기로 한다. 마놀로 역시 신학교에 다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공장을 물려받는다.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혐오로 프랑코 장군으로부터 공산군 내 쿠데타 세력의 첩자로 활동하게 되는 마놀로.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천주교 테러로 인해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오푸스 데이를 창설하고 영적 삶을 살아가는 호세마리아. 

영화는 스페인 내전 기간 태어난 마놀로의 아들이면서 젊은 저널리스트인 로버트가 호세마리아 신부의 책을 집필하는 과정이 교차 편집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극적인 상황에서 누군가를 증오할 수밖에 없던 시절. 여기에 어느 한 편에 서지 않으면 목숨마저 부지할 수 없었던 내전의 참혹함 속에서 호세마리아와 마놀로가 깨달음의 과정에 이르게 되는 모습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바로 이 영화의 메시지는 용서다. 증오나 사랑보다 한 단계 위인 용서라는 미덕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거장 롤랑 조페 감독의 여전한 마력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다. 28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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