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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5-21 14:05:07, 수정 2014-05-21 14:05:07

    [이슈스타] 이이경 "어려운 작품이요? 상업영화가 다가 아닌데…"

    • 이이경의 남다른 필모그래피가 주목받고 있다.

      배우 이이경은 2012년 퀴어영화인 ‘백야’로 데뷔했다. 첫 작품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이후 드라마 ‘학교 2013’, ‘나인’, ‘칼과 꽃’을 거쳐 화제작 ‘별에서 온 그대’까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성장했다. 최근엔 김기덕 감독과 손을 잡았다. 아니, 김기덕 감독의 품으로 들어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김기덕 감독의 스무번째 대작 ‘일대일’에 출연하며 또 한 번 어려운 작품에 참여했다.

      최근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지만, 유독 이이경의 필모그래피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연기에 집중한다는 것. 인기를 위해 상업영화나 인기 드라마를 고수할 수 있지만, 이이경은 오히려 험난한 도전을 택했다. 그래서 더욱 이이경이란 배우의 진가가 빛을 발하고 있다.

      영화 ‘일대일’에서 그는 비밀 테러단체의 일원인 그림자1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그림자1은 그림자의 리더 마동석의 든든한 오른팔로, 행동대장 임무를 맡아 맹활약하는 인물이다. 강인한 외면 뒤에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이중적인 캐릭터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이이경은 그림자1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소화해냈다.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그의 캐릭터를 빛나게 만든 셈이다.

      ▲쉽지 않은 영화였다. 영화 ‘일대일’은 어떤 영화인가.

      “김기덕 감독님께서 부제로 써놓은 것처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는 영화에요.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처음에 접했을 땐 어렵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또 어렵지 않은 게 ‘일대일’의 매력이에요.”

      ▲그림자란 인물이 7명이나 등장한다. 캐릭터를 살리기 힘들지 않았나.

      “‘일대일’은 지금껏 김기덕 감독님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또 조직의 구성원 중 한 명이다 보니, 캐릭터의 성격이나 모습이 중복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도 배역을 맡은 배우로서, 그림자1 캐릭터를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가끔 캐릭터가 너무 튀지 않을까 고민도 했는데, 감독님께선 오히려 더 장려해주셨어요.”

      ▲이이경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남다르다. 작품성 있는 영화들에 많이 출연했던데.

      “영화는 상업영화가 다가 아닌데… 이런 작품에 출연하는 게 주변에선 신기한가봐요(웃음). 저는 제 스스로의 롤이 있어요. 맛있는 것과 달콤한 것만 찾아가는 건, 제 인생에 달콤하게 다가가지 않을 것 같다는 거죠. 그래서 다양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또 의미있는 작품도 출연하고 싶었어요. 이번에 김기덕 감독님이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일대일’은 남자영화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마동석과의 호흡이 돋보이더라.

      “그림자1은 그림자 대장(마동석)을 단면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에요. 처음엔 밀어내지만, 점점 그를 찬양하게 되죠. 나중엔 바라보고 좋다고 얘기까지 하고요. 마지막까지 마동석을 돕는 의리의 캐릭터에요. 그러다보니, 촬영장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마동석 선배 옆에만 앉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오른팔이 된 것처럼요(웃음). ‘일대일’은 말랑말랑한 영화가 아니에요. 그래서 더 남자들의 세계에 흠뻑 빠져든 것 같아요.”

      ▲촬영기간이 유독 짧았다고 들었다. 12일 동안 10회차를 소화했다고 하던데, 빡빡하지 않았나.

      “아무래도 일정이 빠듯했던 게 사실이죠. 그래서 배우들과 함께 할 시간이 적었어요. 그대신 촬영장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감독님께선 모두를 통제하려 하지 않았어요. 상황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랬고, 또 대사들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장은 늘 놀이터 같은 느낌이었어요.”

      ▲중견배우들도 많이 등장했던데, 배운 것도 많을 것 같다.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고문을 당하는 입장인데, 그러면서도 장면을 생각하는 게 느껴졌죠. 고통받는 연기만 해도 신경쓸 게 많은데, 전체적인 그림까지 보는 건 대단한 거죠. 특히 제가 BB탄도 쏘고, 욕도 하고… 즉흥적인 연기를 많이 했는데 모두 다 받아주시더라고요. 단 한 순간도 저를 놓치지 않고 받아주시는데, 연륜이란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마동석에게 뺨 맞는 장면이 강렬하던데, 많이 아팠을 것 같았다.

      “각도별로 촬영해서 한 번에 OK 받았어요. 제가 부족한 것 같아서 감독님께 한번만 더 찍으면 안되냐고 물어보니, 감독님은 오히려 그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고 하시면서요. 뺨 맞을 때 기분이요? 차에 치인 기분이랄까요(웃음). 마동석 선배가 워낙 경험이 많으시다보니, 요령있게 때려주시더라고요. 오히려 카페 사장님이 때린 게 더 아팠어요.”

      ▲마지막에 흘리는 눈물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어떤 감정을 느꼈나.

      “복합적인 감정인 것 같아요. 아마도 부모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좋아하는 형이기도 하고, 프로젝트에 온 몸을 던지기도 했고요. 모든 걸 다 바쳤는데, 형이 어떻게 나를 때릴 수 있냐는 울분과 함께 자신을 생각해주는 모습에서 부모님같은 느낌마저 들었던 것 같아요. ”

      ▲개봉을 앞두고 있다. 관객들 반응은 어떨 것 같나.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아요. 김기덕 감독님의 스타일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혹은 스타일의 변화에 반가움을 표하는 관객들도 있겠죠? 하지만 꼭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이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저 영화 ‘일대일’로 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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