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공연리뷰] 배우에겐 잔인한 '지킬앤하이드', 관객은 짜릿하다

입력 : 2014-12-09 17:33:13 수정 : 2016-04-11 17:09:0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한 명의 배우가 지킬과 하이드 역을 맡아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두 개의 본성, 선(지킬)과 악(하이드)을 극단적으로 표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살려낸 프랭크 와일드 혼의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 역시 수준 높은 가창력이 요구된다. 물론 넘버 역시 1인 2역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야 한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배우의 역량을 A부터 Z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뽑아내는 잔인한 공연이다. 그 대신 관객에게는 배우의 기운을 한 방에 느낄 수 있는 가장 짜릿한 공연일 것이다.

한국 뮤지컬 계를 대표하는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지킬앤하이드’가 돌아왔다. 뮤지컬 배우 류정한, 홍광호, 민영기 등에 이어 올해는 박은태가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린 조승우가 있다.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지킬앤하이드=조승우’라는 공식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조승우는 2004년 한국 초연부터 ‘지킬앤하이드’와 함께 했다.

조승우의 ‘지킬앤하이드’의 무대는 3년 6개월 만이다. 초연부터 총 167회의 공연에 출연했던 그는 당시 24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인 바 있다. 2010년 군 제대 후 많은 러브콜을 뿌리치고 첫 작품으로 ‘지킬앤하이드’를 선택했을 정도로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10주 년 공연에서도 그의 열연은 계속 됐다. 따뜻하고 인간애 넘치는 지킬과 냉정하고 무자비한 하이드를 번갈아가며 연기를 펼치는 그를 보고 있자니 소름이 돋을 정도. 시각적인 부분도 한 몫 했다. 머리를 빗어 올리고 신사다운 모습을 자랑하던 조승우가 갑자기 머리를 풀어헤치고 거대한 체격의 연쇄살인마 하이드로 변신했을 때 관객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또한 뮤지컬 팬이 아니라고 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곡, ‘지킬앤하이드’ 대표 넘버인 ‘지금 이 순간’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그의 숨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며 귀를 기울였다. 또 다른 명곡 ‘대결’은 ‘지킬앤하이드’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좋다. 한 자리에 서서 빠른 음악의 전환에 맞춰 고음의 지킬과 저음의 하이드를 번갈아 표현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입이 떡 벌어진다. 조승우의 에너지는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작품의 분위기에 온전히 몰입하게 한다. 매 공연 전석매진 신화를 이어가는 이유가 있었다.

한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초판된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스티븐슨(Robert L. Stevenson)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 1997년 초연됐고 이후 세계 10여 개국 이상에서 공연됐다. 내년 4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