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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신인배우 우혁의 첫 연기, 첫 작품, 첫 경험

입력 : 2015-03-17 14:07:44 수정 : 2015-03-17 15: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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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열정.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또는 그런 것을 일컫는 말이다.

‘열정’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다. 얼마전 종영한 KBS 2TV 금요드라마 ‘스파이’의 우혁이다. 우혁은 ‘스파이’에서 카리스마 남파간첩 행동대장 정호 역을 맡았다. 첫 데뷔작치고는 연기가 캐릭터에 절묘하게 녹아들었고, 극의 밸런스는 물론 배우들과의 연기호흡에도 적절히 스며들어 ‘신스틸러’란 수식어에 딱 맞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렇다고 우혁이 욕심을 부린 건 아니다. 잘 생긴 외모에 유난히 긴 기럭지로 모델 포스를 연신 풍기지만, 우혁은 오히려 그런 자신의 장점을 과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생김’보단 ‘못생김’을 추구하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스파이’를 연기력 논란 하나 없이 순탄하게 종영할 수 있었고, 우혁이 맡은 정호는 극중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여심 저격 스파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이른바 우혁의 연기를 향한 열정 그리고 진정성이 드라마 ‘스파이’와 ‘스파이’의 정호를 완성시킨 것이다.

▲첫 데뷔작 치고는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에 출연한 것 같다. 힘들지 않았나.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 주변에서 ‘힘들거야’란 말을 많이 들었다. 첫 작품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스파이물이기도 해서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하지만 현장 스태프들은 물론 배우 선배님들께서 워낙 잘 챙겨주셨다. 첫 만남부터 김재중 선배가 잘 챙겨줬고, 다른 선배님들도 앞다퉈 챙겨주시곤 했다. 심지어 박현석 감독님께선 화를 한 번도 안내셨다. 오히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마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첫 작품을 좋은 환경에서 끝마칠 수 있었다.”

▲‘스파이’엔 유독 대선배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유오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처음엔 정말 무서웠다. 연차도 어마어마하고, 포스도 상당하시지 않나. 유오성이란 이름만 들어도 무서워서, 처음엔 말조차 제대로 못붙였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유오성 선배님의 인간적인 면을 보게 됐다. 한번은 유오성 선배님이 ‘아제’라고 부르라고 하더라. 하지만 대선배를 ‘아제’라고 함부로 부르는 건 아닌 것 같아 조금 머뭇거렸는데, 7회 촬영쯤이었나… 그때서야 ‘아제’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졌다. 그 이후부턴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고, 아버지처럼 정말 잘 해주셨다.”

▲드라마 특성상 모든 배우들을 다 만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맞다. ‘스파이’는 크게 국정원팀과 남파간첩팀으로 나뉘는데,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마주치지 못한 선배님들도 많다. 간혹 다음 스케쥴 장소에 미리 가면 만날 수 있는 정도 뿐이었다. 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지 못한 분이 정말 많다(웃음).”

▲촬영이 없는 날에도, 촬영장에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고 하던데.

“그냥 촬영장에 있는 것 자체가 좋았다. 쉬는 날에도 촬영장에 가서 선배님들께 인사드리고, 연기를 지켜보곤 했다. 집에 있으면 대본만 계속 보곤 했는데, 오히려 촬영장에 가서 연기를 지켜보는 게 진짜 연기공부인 것 같았다. 그래서 휴일도 반납하고 매일매일 촬영장에 출근했다. 지금은 촬영이 다 끝나서 촬영장에 갈 일이 없어졌는데, 굉장히 허전한 마음이 들곤 한다(웃음).”
▲대사 암기는 잘 하는 편인가. 무게감 있는 감정연기가 필요한 배역이었는데.

“암기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웃음). 다만 대사를 외우는 것보단, 대사 전후의 상황을 이해하고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스파이’에 정진 선배가 잠깐 출연하셨는데, 무작정 대사를 치는 게 아닌 대사의 느낌을 갖고 연기하시더라. 그때 그 연기가 굉장히 인상깊었다. 물론 대본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텍스트를 내 감정으로 받아 입으로 대사를 뱉어내는 게 진짜 연기라는 걸 많이 배웠다.”

▲질문이 늦은 감이 있지만,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스물 한 살부터 스물 두 살까지 정확히 1년 동안 모델활동을 했다. 어릴적 꿈은 영화배우였는데, 그땐 막연하게 모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운이 좋아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했고, 모델로서 인지도도 어느 정도 쌓았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배우의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래서 배우를 하기로 마음먹었고, 지난해 4월 소속사에 만나 연기연습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연기의 꿈이 강렬했던 것 같다. 연기연습은 순탄했나.

“모델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4개월 정도 따로 연기학원을 다녔다. 그래서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됐고, 배운 것도 많았다. 하지만 학원에서 배우는 연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진짜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게 됐고, 소속사를 만난 뒤 연기레슨을 집중적으로 받게 됐다. 사실 작품에 출연하려면 2년 정도는 더 걸릴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좋은 기회가 와서 ‘스파이’란 작품을 만나게 됐다.”

▲아직 첫 발을 뗐지만, 우혁에게 있어 연기는 어떤 의미인가.

“일단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 내 인생이 아닌, 대본 속의 한 인물을 살아보는 게 아닌가. 인물의 전후상황이 확실히 나와있지 않기에, 내 상상력으로 대본 속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다. 그런 작업이 굉장히 재밌고, 연기 후에 얻는 쾌감도 크다. 이제 연기를 막 시작했지만, 앞으로 만날 인물들은 어떨지 기대감이 크다.”

▲중국에서 오래 생활했다고 들었다.

“상하이에서 8년 정도 살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중국에 가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있었다. 그동안은 한국에 오지 않고, 중국에서 쭉 생활해왔다. 워낙 공부할 양도 많았고, 중국생활에도 비교적 잘 적응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중국에서 ‘세븐모델즈’란 걸 보게 됐고, 톱모델들을 보며 연예인의 꿈을 키우게 됐다.”
▲중국어도 꽤 하겠다. ‘스파이’ 캐스팅에도 중국어 회화가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다.

“맞다. 국제학교를 다녀서 중국어와 영어는 어느 정도 하는 편이다. ‘스파이’에서도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고 들었다. 중국에서 오래 살아서 중국어는 무리없이 하는 편인데, 그런 점이 드라마 캐스팅에 큰 역할을 끼친 것 같다. 어릴 땐 공부만 해야해서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 이제야 그 덕을 보는 것 같다(웃음).”

▲‘스파이’를 통해 연기도 많이 배웠을 것 같다.

“물론이다. 카메라 보는 법을 정말 많이 배웠다. 기본적으로 배우는 카메라와 친숙해져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또 카메라를 어떻게 얼마나 잘 보느냐가 배우의 역량이라고도 들었다. 잘 나오는 것보단 배경과 인물에 잘 녹아들어야 하는 게 관건인데, 그런 것들을 많이 배운 것 같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3화에서 배종옥 선배님과의 신이 있었는데, 그때 선배님의 따끔한 조언이 아니었다면 카메라 보는 방법을 아직도 몰랐을 것 같다.”

▲‘모델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혹시 꼬리표를 떼고 싶나.

“꼬리표가 중요한 건 아니다. 다만, 배우로서 연기에 임할 땐 연기로 평가받고 싶다. 사람들은 나를 볼 때 키 크고 잘 생겼다고들 말해준다. 하지만 ‘우혁’이란 인물을 떠올렸을 때, 외모적인 부분보다 연기나 작품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으면 한다. 물론 이제 연기에 첫 도전을 했지만, 앞으로 만날 작품에선 외모보단 연기로 승부하고 싶다. 비록 혹평일지라도, 연기로 평가받고 싶다.”

▲그렇다면 잘 생긴 이미지를 버리고 싶다는 건가.

“솔직한 생각으론 버리고 싶다. 연기에 외모가 묻어나야지, 외모에 연기가 묻어나면 안될 것 같다. 지금 내가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외모에 신경쓰면 연기는 묻히기 마련이다. 외모는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연기일뿐, 그 외엔 아무것도 내겐 필요 없다.”

▲‘스파이’가 끝났다.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만나고 싶나.

“선택하는 게 아닌 선택당하는 입장이지만, 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싸이코패스처럼, 진짜 센 캐릭터를 맡아 미치도록 연기하고 싶다. 또 ‘멋’을 과감하게 놓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솔직히 멋있는 척도 잘 못한다(웃음). 지금은 모델처럼 생긴 우혁이 보이겠지만, 나중엔 진짜 연기를 하는 우혁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엠지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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