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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주말 매진? "청사포 비디오아트 전시도 있어요"

입력 : 2016-10-07 09:21:21 수정 : 2016-10-07 09: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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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해운대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식 만찬이라면 청사포 비디오아트 전시회는 후식이다.’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맞춰 인근 청사포 전시장에서 신예작가 3인의 비디오아트(영상 예술) 전시가 무료로 열리고 있어 화제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를 넘어가다보면 옹기종기 갤러리가 모여 있는 청사포 일대로 접어든다. 가파른 언덕을 조금 내려가다보면 라벨라치타라는 레스토랑이 눈에 띈다. 레스토랑을 떠받치고 있는 청사포 전시장 도시갤러리(DOSIgallery). 정형화 되어있지 않은 공간에 작가들이 현장에 맞춰, 작품을 설치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10월 6일부터 20일까지 ‘영화적 상상’이라는 영상예술 전시회가 한창이다. 서울대 조소과 졸업하고 영상예술 분야 박사과정에 있는 전도유망한 김유나 작가, CF 1세대 감독에서 영상예술 작가로 전향한 이지송 작가, 뉴욕에서 영상예술 작가와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다가 현재 숙명여대 교수를 지내고 있는 토드 홀루벡(한국이름 백토담)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실제와 가상의 사이 공간에 대한 영상 설치 작품들로 기획됐다. 미로 같은 공간에 영상으로 펼쳐지는 실제의 공간이 가상의 공간으로 유영하는 또 다른 화면을 연출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공간을 들어가보기도 하고, 작가의 작품속에 관객의 참여로 인한 또 다른 모습으로 완성되어 지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 ‘영화적 상상’은 실제와 가상 사이의 공간과 가상과 가상의 사이를 드러낸다. 꿈의 세계는 오랫동안 미술의 양식을 통해서 현실에 드러났다. 사진과 영화는 가장 전면적이고 극적으로 꿈을 현실 속에 구현했고, 나아가 우리를 영화적으로 포즈를 잡고 말하고 행동하게 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고 스쳐가는 사람들 속에서 문득문득 느껴지는 어떤 기시감(데자뷰)이 언젠가 그리고 어디선가 보았던 만화나 드라마, 영화의 한장면과 겹쳐지는 것도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하고, 현실은 오히려 흘러간 영화나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영화가 현실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을 넘어서 현실이 영화처럼 구성된다는 뜻이다. 어딜가나 카메라의 촘촘한 눈을 피할 수 없게 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실이란 이미 그 자체가 영화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술비평가이면서 옵시스 아트 대표를 지내고 있는 김웅기씨는 “김유나 작가는 스스로 감독이 되고 배우도 되고 관객도 되어 영화적 상황을 만들어 간 뒤에 급기야 그 상황마저도 작품의 소재로 삼아서 영화적 상황을 다시 영화적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평했다.

또한 이지송 작가에 대해서는 “스마트 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여행 중에 흔히 있는 여행 현지 일상의 한 단면을 찍는다. 현지의 흔한 일상이 여행자의 눈에는 오히려 새로운 모습으로 포착되어 비일상적인 이미지로 변한다. 여행을 통하여 장소와 장소 사이에서 포착된 일련의 이미지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장소와 장소 사이에서 그 이미지를 별다른 조작없이 그대로 재현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토드 홀루벡의 작품도 해석한다.

그는 “백토담 작가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작품 앞에서 관객은 자기도 모르게 어떤 상황을 작품과 함께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 작품의 일부가 되어 작품을 완성한다. 그냥은 볼 수 없는 것을 작품 안에 들어와서 보고 듣게 되고 심지어 체험하게 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차원의 세상이 갑자기 실현된 듯한 착각에 빠지도록 한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전시장을 둘러보고나면서 각각 개성이 다른 3명의 작가를 통해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기는데,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고사를 떠올리게 된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어디서나 존재하는 공간. 현대 미술이 창출해 내는 장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stara9@sportsworldi.com

부산 청사포에서 비디오아트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이지송 작가, 김유나작가, 토드 홀루벡 작가(왼쪽부터)

김유나 작가의 전시 작품 ‘LED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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