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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민진웅 "성대모사, 솔직히 하나도 안 비슷한 거 압니다! 하하"

입력 : 2016-11-01 11:07:03 수정 : 2016-11-01 20: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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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민진웅, 보면 볼수록 참 신기한 배우다.

아직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연기 내공을 살펴보면 웬만한 경력 배우 저리가라다. 웃길 땐 한없이 웃기고, 울릴 땐 눈물샘을 쏙 빼는 그의 연기를 보면 혀를 저절로 내두르게 될 정도. 그래서 더욱 그가 쌓아갈 필모그래피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학원강사 민진웅 교수 역을 연기한 민진웅. 본명으로 배역을 맡은 게 처음이라고 어색해하는 모습이 마냥 천진난만하다. 그런데 드라마 속 연기를 보면 뻔뻔하면서도 펀펀(FunFun)하기까지 하다. 성대를 한 대 치고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성대모사를 계속해서 이어가지만, 슬픈 감정신 만큼은 이전의 모습이 전혀 생각나지 않게끔 대단한 흡인력을 보여준다. ‘웃픈(웃기면서 슬픈)’ 연기의 달인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짠내 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 큰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종영이 아쉽겠다.

“물론이다. 데뷔 후 가장 큰 역할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비중 있는 역할을 처음 맡게 됐는데, 정말 배운 것도 느낀 것도 참 많다. 이대로 끝내기보다,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또 종방연 때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 더는 함께 연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크더라. 앞으로 많은 작품을 만나겠지만, 배우 인생 중 가장 좋은 추억으로 고이 간직될 것 같다.”

- 종방연 분위기는 어땠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자리가 끝날 때까지 배우들은 물론 감독님, 작가님도 다 계셨다. 그러던 중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편한 농담처럼 나온 이야기인데, 시즌2가 너무 기다려졌는지 배우들끼리 가상 스토리를 짜보기도 했다(웃음).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모두가 함께 출연하고 싶지만, 일단 시즌2가 제작돼야 가능한 일 아닐까.”

- 마치 노량진역에 내리면 민교수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나도 평범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처럼, 학원을 참 많이 오래 다녔다. 내 인생에서 손꼽히는 학원 선생님이 두 분 정도 계시는데, 학창시절 학원수업을 들으면서 접했던 선생님들의 강의 스타일, 발음, 행동들을 떠올리면서 이번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현실 속 학원 강사 같은 느낌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다.”

- 드라마 주제가 '혼술'인데, 본인도 한 주량 하나.

“음, 보통 주량이라고 하면 한 병 반이랄까(웃음).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소위 말해 ‘뻥 치지 말라’고 하는데, 각자 주량의 정의가 다르니깐…. 기분 좋게 마시고, 다음 날 속이 아프지 않게 먹으려면 한 병 반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물론 기분 좋으면 더 마시기도 한다(웃음).”

- 혹시 오디션 때 주량 테스트는 없었나.

“있을 것 같았지만, 전혀 없었다(웃음). 사실 출연 배우들 모두 술을 잘 마신다. 그나마 잘 못 마시는 사람이 슬혜누나인데, 그래도 와인 한 병 정도는 거뜬히 비운다. 이외 배우들도 술을 꽤 잘 마시는 편인데, 오죽하면 스태프들이 ‘우리 배우들은 술 잘 마시니 긴장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 극중 캐릭터가 본명인데, 어땠나.

“처음엔 어색했다. 실제 서경석 선배님 성대모사를 할 때 내 이름이 들어가야 했는데, 너무 어색하더라(웃음). 또 시청자들이 보기에 너무 홍보한다고 하실까 봐 조심스레 걱정되기도 했다. 그렇게 처음엔 부담을 갖고 연기했는데, 작품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름이 입에도 잘 붙고, 연기할 때도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가끔 댓글들을 보면 ‘민교수 본명이 뭘까’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했다(웃음).”

- 공시생 라인과 함께 촬영이 적어서 아쉽겠다.

“아무래도 그렇다. 공시라인 친구들과 수업하는 장면들이 많았다면 재밌었을 텐데, 그런 점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노량진 핵미모’ 채연 씨는 볼 때마다 싱그럽더라(웃음). 촬영하면서 세 번 정도 본 것 같다.”

- 역할이 역할인 만큼, 유독 김원해와 마주치는 장면이 많더라.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김원해 선배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던 건, 가장 큰 행운이었다. 원해선배님은 항상 현장에서 조용히 대사를 읊곤 하신다. 저 멀리서 원해선배님 목소리가 들리면 내가 조용히 옆에 가서 다음 대사를 해드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졌고, 좋은 케미도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웃음).”

- ‘혼술남녀’를 하면서 성대모사 덕분에 ’민도리코’란 별명이 붙었다.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데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있더라.

“너무 좋은 별명이다. 일단 감사드리고, 또 부끄럽기도 하다(웃음). 사실 성대모사 하나도 안 비슷한 거 아는데, 시청자분들께서 너무 좋아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 극중 민교수는 살기 위해 성대모사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의 호감을 얻으려고 하지 않나. 괜히 ‘저 사람은 왜 성대모사만 해?’라고 할까 봐, 성대모사 장면을 찍을 때마다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포인트만 잡아서 열심히 준비했고, 왜 성대모사에 집착하는지를 캐릭터의 상황과 버무려 보여주고 싶었다.”

- 대표적인 성대모사만 꼽아도 ‘베테랑’ 유아인, ‘태양의 후예’ 송중기, ‘시그널’ 이제훈, ‘내부자들’ 이병헌, ‘곡성’ 황정민·김환희, ‘해바라기’ 김래원, VJ특공대 등 수도 없이 많은데. 어떤 성대모사를 준비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나.

“모두 힘들었고, 모두 공을 들였다(웃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성대모사를 꼽는다면, 서경석 선배님의 CM송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이름을 넣어야 했기도 했고, 뭔가 더 느낌 있게 표현하고 싶어서 공을 참 많이 들인 것 같다. 사실 대본을 받기 전까지 이후 촬영분에서 어떤 성대모사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다음 촬영 대본을 건네받으면, 먼저 심호흡부터 하고 '이번엔 또 뭘까'란 생각으로 내 대사만 찾곤 했었다(웃음).”

- ‘내부자들’ 이병헌 성대모사도 꽤 인상 깊었는데.

“솔직히 분장의 힘이 컸다. 막상 분장하고 카메라 앞에 서니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모두 웃더라. 분장의 힘은 위대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았다. 또 ‘곡성’ 성대모사에서 분장은 황정민 선배님인데, 성대모사는 아역 김환희 양을 흉내 내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곡성’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스태프들과 함께 고민을 참 많이도 했다.”

- 정성호와 성대모사 베틀도 큰 웃음을 자아냈다.

“대본을 보고 난 뒤 그냥 마음을 내려놨다. 분장과 분위기로 비슷하게 재현할 순 있지만, 정성호 선배님 앞에선 어떤 걸 해도 안 되겠더라(웃음). 심지어 정성호 선배님은 애드립 실력도 대단하셨다. 대본이 끝난 지 꽤 됐는데, 애드립을 계속하고 계시더라. 결국 내가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에야 촬영이 끝났다. 평소 정성호 선배님 팬이었는데,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

- 반면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눈물연기도 큰 화제가 됐다. 보통 웃음과 눈물을 함께 선보이기 쉽지 않을 텐데.

“우리네 엄마 이야기지 않나. 그래서 더욱 감정이입이 쉬웠고,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촬영했을 땐 2개 버전이 있었다. 방송에 나갔던 것처럼 눈물 없이 슬픔을 표현하는 신이 있었고, 목놓아 오열하는 신도 있었다. 방송에는 전자가 나갔다. 그래서 더욱 민교수의 슬픔이 시청자들에게 가슴 시리도록 전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 어떻게 감정 컨트롤을 했나.

“어머니 신이 진행되기 전부터 대본상에서 자연스럽게 유쾌한 부분들이 조금씩 사라졌다. 만약 눈물신 전에 성대모사 신이 있었다면 감정이입이 잘 안됐을 텐데, 연기하면서 감정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작가님께서 배려를 해주셨다. 덕분에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어머님이 돌아가신 뒤 일상에 돌아오는 장면도 현실적으로 잘 그려주셔서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혼술남녀’ 민진웅을 두고 웃픈 연기의 달인이란 평도 있더라.

“아마도 가장 평범한 삶을 사는 민교수란 역할을 맡았기 때문 아닐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민교수 같은 인물이 많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지만, 왠지 제자리걸음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인물들 말이다. 여기에 엄마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큰 울림을 줬고, 그 이면엔 유쾌하고 순수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외모가 특출나지는 않기 때문에(웃음), 더욱 현실적인 캐릭터로 보인 게 아닐까. 마치 있을 법한 옆집 큰 오빠처럼.”

-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나.

“사실 배우는 선택되는 직업이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어떤 연기랄 것까진 없고, 긴 호흡으로 부담되지 않게 관객과 시청자에게 잘 다가갈 수 있는 작품과 역할을 만났으면 좋겠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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