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이슈스타] 하은채 "'옥중화'는 터닝포인트, 연기의 참매력 알게 됐어요"

입력 : 2016-12-09 07:00:00 수정 : 2016-12-08 14:04:3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한국적인 느낌의 단아한 외모, 큰 키가 돋보이는 늘씬한 몸매 그리고 긍정적이고 털털한 성격까지. 10분만 대화를 나눠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가 있다. 바로 신인 배우 하은채다.

하은채는 2012년 MBC 드라마 '마의'로 데뷔했다. '사극의 거장' 이병훈 감독에게 발탁돼 의녀 4인방 중 한 명으로 등장한 하은채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하은채는 단편, 장편을 가리지 않고 영화계를 종횡무진했고, 영화 '고양이 장례식'과 '올레'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렇게 꾸준히 연기 한 길만 걸어온 하은채는 MBC 드라마 '옥중화'에 출연하게 됐고, 왈가닥 기생 채선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실제로 '옥중화'를 즐겨 본 시청자들은 '배우 하은채'의 이름을 기억 못하더라도 그녀의 얼굴만큼은 기억할 정도. 하은채는 '옥중화'에 출연한 이후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마의'로 데뷔해 '옥중화'로 얼굴을 알리기까지, 하은채는 이병훈 감독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털어놨다. 이병훈 감독 덕분에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고, 또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재차 감사함을 표하는 그. 어떻게 '마의'로 데뷔했고, '옥중화'를 통해 얻은 점은 무엇인지 스포츠월드가 만나 직접 물어봤다.

- 어떻게 드라마 '마의'로 데뷔하게 됐나.

"이병훈 감독님께 오디션을 봤고, 의녀 중 한 명의 배역을 맡게돼 '마의'란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다. 그 당시 소속사도 없었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했기에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행이 선배님들께서 잘 챙겨주셨고, 지방촬영 땐 차도 태워주시면서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 드라마 스케일이 상당했던 만큼, 연기적으로도 배운 게 많을 것 같다.

"물론이다. 50부작에 달하는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6회부터 투입됐는데, 긴 호흡의 드라마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드라마 촬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배웠다. 무엇보다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란 점에서 의상, 말투, 표정에 걸음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연기를 폭넓게 배웠다."

- 어떻게 데뷔작을 사극으로 택하게 됐나.

"사실 신인배우가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나는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 사극이었는데, 선배님들께서 '사극을 한 번 하고나면, 현대극은 수월할 거야'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아마도 연기 외적으로도 신경쓸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 덕분인지 이후 출연한 작품들(영화)에서 조금은 연기가 수월하게 느껴졌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첫 작품이 사극이어서 좋은 스타트를 한 기분이다."

- '마의' 인연으로 최근 방송된 드라마 '옥중화'에도 출연한 건가.

"맞다. 이병훈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옥중화'에서 기생 역할이 생길 것 같은데, 혹시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해 주셔서 바로 달려갔다. 이병훈 감독님은 함께 했던 배우들과 자주 작품을 하시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덕분에 왈가닥 기생 역을 맡았고, 안방극장 시청자분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

- 이병훈 감독에 대한 신뢰가 상당하겠다.

"물론이다. 신뢰가 아닌 존경 그 이상이다. 특히 이병훈 감독님은 현장에서 뵈었을 때 놀랄 때가 많다. 주연, 조연, 단역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신경을 써 주신다. 꼼꼼하고 자상하시고, 또 옷 매무새나 의상 색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체크하시곤 한다.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꼈고, 왜 이병훈 감독님을 거장이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 이병훈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배려를 잘 하시는 분 같다.

"그렇다. 회차별로 촬영분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들이 빠지기도 하고, 합류하기도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그런데 이병훈 감독님께선 회차에서 빠지는 연기자들에게 일일이 문자나 카톡을 보내면서 미안하다고 말을 해주신다. 조연, 단역의 경우 빠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닌데, 그런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돌봐주시면서 신경써 주시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 '옥중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면, 푼수면서도 터프한 기생 채선 역을 맡았다.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꽤 많던데.

"굉장히 밝은 캐릭터였다. 귀엽지만 눈치가 없고, 때론 얄미워 보이기도 하지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기생 역할이었다. 작가님 덕분에 개성 넘치고 인상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일단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에 충실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캐릭터가 될 수 있었다. 덕분에 방송이 나간 뒤에 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참 많았다. 굉장히 뿌듯했고, 좋은 캐릭터를 만나 내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게 됐다."

- 영화에선 우울하거나 딥한 캐릭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맞다. 그런데 '옥중화'에선 밝은 캐릭터를 맡았다. 사실 목소리도 중저음인데, 막상 배역에 몰입되면 자연스럽게 톤이 업 되더라(웃음). 덕분에 웃음도 많아지고, 표정도 밝아진 것 같다."

-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물론이다. 치마가 넓고 풍성하게 보여야하기 때문에 걷거나 뛸 때 제약이 많다. 가끔 '성님~'하고 뛰어나가다가 치마를 밟아 넘어질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또 가채가 굉장히 무거운데(웃음), 가끔은 앞뒤로 흔들릴 때가 있어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고, 매 순간 즐기면서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

- 지금까지 드라마 두 편을 했는데, 두 편 모두 사극이다. 사극을 좋아하나.

"물론 좋아하기도 하지만, 좋은 기회가 내게 와서 연이어 사극에 출연하게 됐다. 사실 이병훈 감독님은 한국 드라마계에서 엄청난 거장 아니신가. 작은 역할이어도 이병훈 감독님의 작품을 두 번이나 했다는 건 기념비적인 일이다."

- 부모님께서도 뿌듯해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이병훈 감독님의 작품을 참 많이 봤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가끔은 '너가 나중에 사극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시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이렇게 사극에 출연하게 된 것 같다(웃음)."

- 영화에도 출연했더라. '고양이 장례식'과 '올레'는 어떻게 출연했나.

"'고양이 장례식'의 경우 이종훈 감독님과 단편 작업을 같이 했었다. 한예종을 다닐 때였는데, 그 인연이 닿아서 장편영화 '고양이 장례식'에도 출연하게 됐다. 감독님은 물론 스태프도 같은 분들이었다. 덕분에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촬영할 수 있었다."

- '올레'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영화 '올레'는 오디션을 보고 출연했다. 제목이 '올레'인 만큼, 제주도에 가서 촬영했었다. 촬영장에서 신하균 선배님을 처음 뵈었는데, 정말 엄청 떨렸다. 특히 오만석 선배님은 학교 선배님이기도 했는데, 그 덕분인지 정말 내게 잘 해주셨다. 밥도 사주시겠다고 하시고, 친히 연락도 주시고, 정말 좋은 분위기 속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 사극을 두 편이나 한 만큼, 현대극에 대한 욕심과 갈망도 있겠다.

"사실 작품을 가릴 입장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현대극도 출연하고 싶다. 평소 내 성격이 털털한 편인데, 그런 성격이 잘 묻어날 수 있는 캐릭터를 맡는다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싸가지 없는 캐릭터도 맡아 보고 싶고, 수다스러운 활발한 친구도 해보고 싶고(웃음), 활력 넘치는 캐릭터를 맡는다면 있는 모습을 최대한 살려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 뒤늦은 질문인데,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 영화 보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당연하게 '나는 배우 할거야'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께 '나 연기학원 갈래'라고 말했는데, 어머니께서 쿨하게 OK하시더라. 그때부터 학원에 다니면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땐 연극도 많이 했고, 대학을 한예종으로 진학하면서 연기공부에 집중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배우를 내 길로 정하게 됐던 것 같다."

- 사실 배우가 비정규직아닌가.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텐데.

"일이 없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럴 때일수록 더 바쁘게 움직이면서 잡생각을 날리려고 했다. 가끔 머릿속에 '배우를 그만둬야하나'란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았는데,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버티는 것만이 최선인 것 같았다. 그렇게 나 자신을 다독이면서 지금까지 버티고 버텨,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묵직하게 내디딘 것 같다."

- 혹시 롤모델이 있나.

"전혜진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한다. 결혼도 하셨고, 자녀도 있는데, 작품 속 전혜진 선배님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사시는 분 같더라. 연기를 잘 하시는 건 물론이고, 그분만의 아우라가 상당했다. 현실 속에선 한 가정의 어머니인데, 작품에서 만큼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공효진 선배님도 굉장히 좋아한다. 남자는 물론 여자들도 반하게 하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예쁜 배우란 생각이 든다."

- 그렇다면 배우 '하은채'의 매력은 뭘까.

"사실 얼굴이 돋보이거나 화려한 편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점이 오히려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놔도 어울리는 게 '배우 하은채'의 매력이랄까. 어느 역할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연기 외적으로는 끈기가 상당하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끈기와 지구력이 배우 하은채의 매력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 '옥중화'가 종영했는데, 감회가 남다른 만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많겠다.

"물론이다. '옥중화'란 작품은 내겐 터닝포인트와도 같은 작품이다. '옥중화'란 작품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여유를 갖고 연기를 즐기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또 극중 채선이란 역할이 워낙 밝은 캐릭터다보니, 덩달아 나도 함께 밝아진 느낌이다. 물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옥중화'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그 길을 즐겁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이병훈 감독님을 비롯해 최정규 감독님, 김성용 감독님 그리고 최완규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엔터테인먼트 벗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