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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신파 아닌 유쾌한 감동 원한다면 '그래, 가족'

입력 : 2017-02-13 09:25:57 수정 : 2017-02-13 09: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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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또 가족물이냐’고 묻는다면, “‘그래, 가족’이야”라고 답할 수 있겠다.

영화 ‘그래, 가족’은 익숙한 주제 속 신파보다는 훈훈함을 추구하는 산뜻한 휴먼 코미디. 번듯한 직장하나 없는 철부지 장남 성호(정만식), 흙수저 인생에도 공격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둘째 수경(이요원), 끼도 없으면서 쓸데없이 예쁜 만년 알바생 셋째 주미(이솜)이 남보다 못한 관계로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중 아버지의 사망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오랜만에 본 얼굴들이지만 아버지 장례비용부터 영정사진까지, 사소한 것에도 서로에게 욕설을 서슴지 않으며 날을 세우고 만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삼남매를 ‘누부’ ‘행님’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막냇동생’이라 소개하는 11살 소년 낙(정준원)이 그들 앞에 등장한 것. 삼남매 모두 녹록치 않은 생활에 진짜 아버지 자식인지 아닌지도 모를 막내 낙이는 결국 짐짝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특유의 어른스러움과 넉살로 낙이는 도리어 삼남매의 연결고리가 되어 그들의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다.

영화는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현실 남매’의 모습을 보여주는 싸움 장면이나 낙이의 황당한 등장 등 코믹한 모습으로 시선을 잡은 뒤 복잡다단한 가정사를 파헤쳐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이 최고야’식의 억지스러운 감동보다는 ‘원수 같아도 가족인걸 어떡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잔잔한 여운을 안긴다.

자연스레 흘러가는 이야기 속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일조한다. 수경 역 이요원의 출연은 앞서 ‘전설의 주먹’(2012) 이후 무려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3년부터 3년여 간의 공백기 후 이요원은 JTBC ‘욱씨남정기’와 MBC ‘불야성’을 통해 걸크러쉬 대표주자로 떠오르며 호평 속 컴백했다. ‘그래, 가족’에서 역시 빽 없지만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기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철없는 남매들 사이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막내 낙이를 향해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거나 가족을 향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등 여린 모습으로 반전 매력 또한 이끌어낸다.

예상대로 이요원이 제 몫을 해낸다면 정준원은 예상외의 놀라운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대윤 감독이 “준원이의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고쳤다”고 밝혔던 대로 정준원은 범상치 않은 연기력을 뽐내며 극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았다. 고향이 경상남도 김해인 만큼 자연스러움을 넘어 맛깔나기까지 한 사투리 연기는 기본, 애어른 같은 능청스러운 대사와 가슴 한편을 찌르는 눈물연기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것 없이 보여주며 스크린을 장악했다.

사연 없는 가족 없고, 특별하지 않은 가족 없음을 지독한 현실과 유쾌한 픽션을 적절히 버무려 보여주는 영화 ‘그래, 가족’. 수그러들지 않는 추위 속 관객들 가슴에 훈훈함을 안기며 사랑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2월 15일 개봉.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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