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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좁다… 글로벌화 눈 뜬 국내 기업들

입력 : 2017-03-06 17:46:04 수정 : 2017-03-06 17: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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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업계 1위 넷마블부터 신생회사도
진출지역·권역 최적화 탈바꿈·유명 IP 채용 등
축적된 사업 경험 바탕으로 맞춤형 전술 구사
넷마블 '빅마켓' 3곳 중 북미지역 가장 공들여
카밤게임즈 인수해 '트랜스포머' 등 개발 한창
한빛소프트 '오디션 with YG'로 동남아 팬덤↑
엔젤게임즈 처녀작 '로드…' 대만·홍콩 등 노크
[김수길 기자] 국내 시장에 초점을 두고 업력을 키워가던 모바일 게임 영역이 제대로 각본을 짜고 나라 밖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업계 1위 기업인 넷마블게임즈부터 중견 기업, 신생 개발사까지 시장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글로벌 퍼스트’를 외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게임에 비해 내수 비중이 높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지난 3∼4년간 축적된 글로벌 사업 경험을 기초로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연착륙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인 현지화를 향한 개념도 변모하고 있다. 언어 전환과 일부 문화 요소 채택 같은 구색맞추기식 차원을 넘어, 진출 지역이나 권역에 최적화해 탈바꿈하는 일화가 잦아지고 있다. 이미 시장성을 검증한 유력 IP(원천 콘텐츠)를 채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가세하면서 흥행의 연속성에도 관심이 간다.

◆국내 단독 1위 “세계도 품는다”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국내 시장을 장악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세계화 계획을 설파했다. 회사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이 올해 초 NTP라는 사업 발표회에서 글로벌화에 대한 애착을 재차 밝힌 뒤, 이와 관련해 지역 책임자가 각론을 설명하는 첫 번째 자리인 셈이다. 당초 넷마블게임즈는 전용 공간을 별도 마련하고 대대적으로 게임을 알리려고 있으나, 실용성에 중점을 둔 시연으로 선회했다. 그 대신 심철민 미국 법인장이 GDC 오프닝 세션 무대에 올라 북미 시장 공략에 대한 방향과 ‘리니지2 레볼루션’의 가치를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시장을 석권했지만 북미 소비자들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사실상 처음 접하는 만큼, 모바일 환경에서 완벽하게 구현되는 대규모 공성전 등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핵심 플레이 영상을 틀었다. 글로벌 시장 이용자들을 위해 현지형 빌드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심철민 법인장은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비교해 그래픽 수준과 기능적인 부분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리니지’를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하는 게 목표였다”며 “‘리니지2 레볼루션’은 한국에서만 출시한 후 첫 달 2060억 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곧 아시아를 비롯해 서구권 시장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넷마블게임즈는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시장을 크게는 3가지 빅마켓(big market)으로 구분하고 빌드를 추가 개발 중이다. 기타 아시아 지역을 합치면 4권역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초 넷마블게임즈는 ‘마블퓨처파이트’ 등 대형 IP의 글로벌화를 꾀하면서 원빌드 정책을 선호했으나, 시장 권역별 특성이 두드러지면서 빅마켓이라는 관점에서 나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시장을 하나로 통칭하는 원빌드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권역별 시장 환경과 수요에 부합하는 밀착형 콘텐츠를 도입해 전혀 다른 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즈는 빅마켓 중에서도 북미에 상당한 애착을 쏟고 있다. 북미에서 이름을 떨친 한국 모바일 게임 기업이 아직 없는데다, 세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개발사들이 즐비한 까닭에 사업적인 연계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북미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발점으로 ‘트랜스포머’의 IP를 차용한 ‘트랜스포머: 포지드 투 파이트’와 ‘팬텀게이트’ 등 RPG(역할수행게임) 장르가 주축을 이룬다. 여기에 전략 게임 ‘지아이조’(가제: G.I. JOE)와 ‘퍼스트본’이 가세한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트렌디타운’도 개발이 한창이다.

앞서 넷마블게임즈는 ‘트랜스포머: 포지드 투 파이트’를 만들고 있는 카밤게임즈를 90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아이조’의 경우 넷마블게임즈가 ‘서구권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곳은 현지 기업’이라는 원칙 아래 투자와 판권 확보를 병행한 사례다.

세계 게임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는 일본은 넷마블게임즈가 ‘세븐나이츠’의 성공을 발판으로 맹렬하게 추진하는 곳이다. 일본에서 인기가 남다른 IP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오락실 게임을 연상시키는 ‘더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와 정통 턴제 RPG ‘나이츠크로니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테리아사가’, 134개 나라에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요괴워치’에 기반한 ‘요괴워치 메달워즈’(가제) 등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글로벌 2억 명이 즐긴 턴제 RPG의 원조 ‘스톤에이지’를 현지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MMORPG 장르로 환골탈태시키면서 대응한다.

◆중견·새내기도 “해외로! 해외로!”

중국과 동남아를 한때 댄스 열풍에 몰아넣은 온라인 댄스 게임 ‘오디션’이 지역 특화라는 형태로 첫삽을 떴다. ‘오디션’ IP 소유자인 한빛소프트는 빅뱅과 위너(WINNER)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캐릭터로 대거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을 동남아 지역에 내놨다. 단순히 게임 진행의 일부 요소가 아니라, 게임을 통틀어 이 캐릭터를 활용하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정식 명칭도 ‘오디션 with YG’로 정해졌다. 한류가 활황인 홍콩과 대만, 마카오,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일괄적으로 발매됐다.

‘오디션’은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리듬 댄스 게임이다. 간단한 게임 방식과 캐릭터를 직접 꾸미는 코스튬 기능, 활발한 커뮤니티 등으로 중국, 대만, 태국 등에서 대박을 쳤다. 제작 주체인 한빛소프트와 YG엔터테인먼트 측은 게임을 통한 팬클럽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간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배가하면서 궁극적으로 한류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김유라 한빛소프트 대표는 “동남아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층이 두텁다”면서 “좋아하는 아티스트 캐릭터로 리듬 게임을 즐기며 팬들간 교류도 하면 흥미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도를 키운 처녀작으로 세계 무대를 두드리는 곳도 있다. 대구에 위치한 중소 개발사 엔젤게임즈는 ‘로드 오브 다이스’를 대만과 홍콩 등에 시판하면서 하루 매출 1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2016년 말 홍콩계 기업 마모게임스와 미화 100만 달러 규모로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쪽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주사위와 카드 게임(TCG)을 버무린 독특한 RPG 장르여서 마니아 층을 형성했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콘텐츠 보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드 오브 다이스’는 기존 RPG 장르와는 차별화된 방식과 규정, 고화질의 예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앞세운 덕분에, 눈 높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먼저 호평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30위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북미와 유럽에서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판권 유치에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PG 장르 내에서도 다양성을 찾으려는 수요가 있었다”면서 “진출할 권역마다 세심하게 연구하고 분석해 시장성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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