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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현식 성공신화 '배틀그라운드' 품고 제2라운드로

입력 : 2017-08-21 16:58:21 수정 : 2017-08-21 20: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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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작 ‘검은사막’ 발굴 주역… 유럽·북미서 대박 등극

블루홀 지분 투자 시작으로 전면 나서 판권 확보 힘써

연내 국내 정식 버전 공개로 PC방 서비스 활성화 기대
[김수길 기자] 카카오게임즈에 중도 합류한 조계현 대표가 유럽을 휩쓴 ‘검은사막’에 이어 최근 세계 무대에서 가장 핫(hot)한 게임으로 꼽히는 ‘배틀그라운드’(정식 명칭: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연타석 홈런을 날릴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내 판권을 손에 넣기 위해서 혈투를 벌였으나 카카오게임즈로 최종 낙점되면서 조 대표의 역할론도 같이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등 PC 기반 온라인 게임 쪽은 조계현 대표가 총괄하고, 모바일 게임 사업은 남궁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두 명의 대표가 각자 담당자로서 책임 경영을 하고, 직급에서 사장인 남궁 대표가 회사를 아우르고 있다.

블루홀에서 자체 제작한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무기와 탈 것을 활용하면서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배틀 로열, battle royal)하는 게 핵심이다. 배틀 로열 모드 창시자인 브렌든 그린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북미 PC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콘텐츠 집산지 스팀(Steam)을 통해 ‘앞서 해보기’ 형태인 얼리 엑세스(Early Access, 정식 발매 전이지만 비용을 지불한 뒤 구매해서 베타 버전을 체험) 제도에 속해 있는데도, 누적 판매량 700만 장을 기록했다. 동시 접속자수는 61만 명을 넘기면서 2위를 찍었다. 1위(80만 명)를 달리고 있는 ‘도타2’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의 경우 5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는 가운데, 블루홀은 한국이나 중국처럼 특화된 운영 방식이 필요한 지역은 별도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고유의 PC방 분야를 ‘배틀그라운드’의 번영을 위한 촉매제로 판단하고 판권 확보에 공을 들였다. 전면에 나선 이는 바로 조계현 대표였다.

조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 카카오게임즈에 정식 부임해 공전의 히트작 ‘검은사막’을 발굴한 주역이다. 펄어비스에서 개발한 ‘검은사막’은 당초 국내에서 존재감을 상실했으나 카카오게임즈의 측면 지원이 통하면서 한국산 게임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유럽과 북미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카카오게임즈는 1년 이상 면밀하게 현지 시장을 분석했고, 이용자 성향에 맞도록 다양한 채널과 접촉하면서 입소문을 퍼트렸다. 나라 밖에서 승전보가 전해지자 내수에서도 부활을 노리면서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내놨고, 다소 상승곡선을 그려갔다.

하지만 조계현 대표의 실적은 연속성이 떨어졌다. 기존에 있던 게임을 환골탈태시켜 재배급한 ‘에오스’와 중국에서 들여온 웹 게임 한 편으로 또 한 번 ‘검은사막’ 신화를 만들고자 했지만 딱히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잊혀졌고, 조 대표의 행보 역시 잠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조용하던 그가 다시 일어선 기폭제는 ‘배틀그라운드’다. 2000년대 초·중반 네오위즈 퍼블리싱사업부 재직 시절 사수와 부사수 관계였던 김강석 블루홀 대표와의 인연이 마침내 만리장성을 쌓았다. 2016년 11월 카카오게임즈가 블루홀의 차기작인 ‘프로젝트W’의 북미·유럽 유통권을 사들이면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일종의 우선협상권처럼 작용했다. 당시 블루홀은 전문 제작사라는 기업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게, 내부적으로는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다. 늦깎이로 뛰어든 모바일 게임 영역에서 재빨리 경쟁력을 배가하기 위해 야심차게 인수했던 개발사들마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오히려 짐처럼 저평가되던 시기였다.

이때 투자금은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 모두에 가치 면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블루홀에는 막힌 혈관을 뚫은 성수(聖水)가 된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모험일 수도 있었다. 이런 까닭에 조 대표는 블루홀에 정식 지분 투자가 완결되기까지 남궁훈 대표를 재차 설득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마존 등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도 ‘배틀그라운드’의 잠재성을 간파하고 블루홀에 지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 속에서, 미리 떡잎을 알아본 카카오게임즈로서는 지름길를 용하게 지나온 셈이 됐다. 조 대표는 “현재 전 세계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가장 선풍적인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책임지게 돼 PC 라인업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면서 “블루홀의 최고 개발력에 우리 퍼블리싱 역량을 더해 ‘배틀그라운드’가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은 연내 국내에 ‘배틀그라운드’ 정식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그 동안 이용자들은 3만2000원(미화 29.99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패키지를 구입한 이후 주로 가정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즐겨야 했다. 지인들과 함께 가는 PC방에서는 스팀에 따로 접속해 게임 실행을 위한 클라이언트를 내려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는 기본적인 과금이 선행돼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PC방에서는 추가 절차가 필요함에도 국내에 50만 명이 경험할 만큼 가능성이 큰 게임”이라며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의 한 축인 PC방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이 합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를 안착시킨 스팀은 콘텐츠와 소비자 보유·유입 면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5년 플랫폼별 출시 게임 수를 보면 모바일이나 콘솔 대비 단일 게임 판매 플랫폼인 스팀을 거친 작품이 41%로, 압도적으로 많다. 스팀은 2014년 1500여종의 게임을 선보였는데, 이듬해에는 2배를 웃도는 3400여개를 발표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사례처럼 얼리 엑세스로 시판된 게임들도 완성품이 아니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조계현 대표는

2016년 7월 ∼ 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부사장

(엔진에서 카카오게임즈로 사명 변경)

2015년 12월 ∼ 전 합병 법인 엔진 대표이사 부사장

(엔진-다음게임 합병)

2015년 12월 ∼ 전 엔진 부사장

2015년 11월 ∼ 현 재단법인 게임인재단 2대 이사장

2013년 6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사장

2011년 3월 ∼ 네오위즈게임즈 COO

2006년 10월 ∼ 네오위즈게임즈 부사장

2001년 ∼ 네오위즈

★KAIST 경영과학과 박사과정 수료(학사·석사 동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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