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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메이커' 이대호라니… 책임감이 부른 변화

입력 : 2017-12-08 06:00:00 수정 : 2017-12-08 00: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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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감독님, 한잔만 하고 가이소!’

이대호(36·롯데)는 요즘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FA 시장에서 롯데가 걷고 있는 행보, 베테랑이자 올해 주장으로 팀을 이끈 선수로서는 웃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대호는 후배들은 물론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게도 더 화끈하고 친밀하게 다가서고 있다.

동기인 최준석와 이우민은 롯데를 떠나게 된다. FA 신청을 했지만 롯데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발표로 둘의 이적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우민의 경우, 코치 제안을 했지만 현역생활에 대한 의지를 보여 결렬됐다. 여기에 강민호도 삼성으로 이적했다. 물론 보상선수 및 2차 드래프트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많지만 이대호와 친하게 지낸 베테랑 동료 및 후배가 모두 사라지게 된 셈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구단 마지막 행사였던 1박2일 통영 납회식에서 이대호의 행동은 팀내에서 화제가 됐다. 족구 등 주간행사 후 저녁은 회식자리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프런트까지 격식없이 한 자리에 모여 ‘소맥’ 등을 하면서 한 시즌 회포를 푼다. 이대호는 분위기메이커로 공기를 장악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조원우 감독이 이대호에게 호되게(?) 당한 것. 맥주 한잔이 주량의 전부인 조원우 감독이 지나가자 후배들과 함께 한잔 하던 이대호는 ‘감독님’을 불렀다고 한다. 분위기상 당연히 한잔씩 잔이 돌아가는 상황, 조 감독은 난감했지만 후배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이대호는 물론 그 주변의 선수들과 함께 원샷을 외치던 조 감독은 그 다음날 숙취로 사색이 됐다. 이윤원 단장은 “아침에 시상식을 하는데 끝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시더라”고 그 모습을 되돌아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후배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했다. 가장 우선시 한 게 즐거운 야구다. ‘못했다고 주변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항상 당당하고 재미있게 야구를 하자’는 당부였다. 그 다음이 야구장 밖에서의 생활이다. 이대호는 “쓸데없는 일로 신문에 나지 말자, 어떤 일인지는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안다, 난 그런 게 가장 싫다”며 “그런 부분은 선배가 커버해줄 수 없고 내가 편을 들어줄 수가 없다”고 후배들에게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요즘 이대호도 섭섭한 마음이 적지 않다. 또래의 선수들이 조금씩 현역생활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 점에서 이대호는 “아쉽지만 어쩌겠느냐”고 씁쓸하게 웃었다. 이젠 진짜 오롯이 롯데의 리더가 돼야한다. 그래서 올 겨울 이대호는 더 적극적이 됐고 말이 많아졌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납회식 당시 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대호(왼쪽)와 이윤원 단장.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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